단순하게 살고 한가하게 살자고 마음먹는다.
살아갈수록 단순해져야 하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는 것에 문제가 있다.
단순하게 살고, 단순하게 생각하고,
조금씩 일을 줄여 나가고,
만나는 사람도 자꾸 줄여야 하는데,
날이 갈수록 하나씩 일은 더 늘어나면 늘어났지 줄어들지를 않는다.
바쁜 다음에야 한가해진다.
그래서 그런 걸까?
이렇게 바쁘다가보면 어느 날 진실로 한가한 날이 찾아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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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의 공통된 병통은 나이가 들수록 꾀만 깊어지는데 있다.
무릇 부싯돌은 금방 꺼져 버리고
황하의 물은 수백 년 만에 한 번씩 맑아지는 법이다.
그러므로 세속에서 살려 하거나 세속을 떠나려 하거나 간에
모름지기 조화의 기미를 알고 멈춤으로써
조화와 맞서 권한을 다투려 하지 말고 조화의 권한은 조화에게 돌려주고,
자손을 위해서는 복을 심어 자손의 복은 자손에게 물려준 뒤에
물외物外의 한가로움에 몸을 맡기고 눈앞의 맑은 일에 유의할 것이다.“
허균의 <한정록>에 실린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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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는 말이다. 꾀를 부리지 말고 살자.
내가 꾀를 부린들 무슨 큰 이익이 있고,
마음이 편하겠는가?
가식 없이 그날그날을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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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허균의 말에 더 귀를 기울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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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속에는 말이 적게
마음속에는 일이 적게
밥통 속에는 밥이 적게
밤이면 잠을 적게
이대로 네 가지만 적게 하면 신선도 될 수 있다.
허균의 <한정록> 중 <현관잡기玄關雜記>라는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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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찾은 동강,
정선읍 광하리에서 고성산성에 이르는 강 길에서
흐르는 강물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고성 산성에서 바라보던 조선의 산천,
그래, 인생이 별 것이 아닌데,
별 것이라고 여기며 살아왔던 것이 아닐까?
그런 마음이 들었지만
그래도 인생은 한 번 밖에 못 사는 별 것은 별 것,
그래서 순간순간의 삶이 소중하고
길에서 마나는 인연이 소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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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떠오르는 소동파의 말 한 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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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밤엔들 달이 없겠으며,
어느 곳엔들 대나무 측백나무가 없겠는가마는
우리 두 사람처럼 한가로운 이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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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이 유념하고 또 유념할 말이다.
한가한 다음에야 좋은 경치도 눈에 들어오고
마음이 편안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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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지금 한가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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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9월 28일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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