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우리땅 걷기 /신정일 대표님 글 모음14

인연에 대해서 생각한다.

산중산담 2017. 11. 22. 17:25

 

인연에 대해서 생각한다.


추석 무렵 멀리 나가기 때문에 이른 차례를 지내고

부모님 묘소에 다녀왔다.

살아 계실 때 온갖 우여곡절을 겪으신

부모님의 합장묘 앞에서

이런 저런 인연에 대해서 생각했다.

부모와 자식으로 맺은 인연도 있고,

스승과 제자로 맺어진 인연도 있지만

길을 걷다가 길에서 만난 도반道伴도 있고,

삶의 어느 순간에 운명처럼 만나는 인연도 있다.

그 인연들 속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일들,

그것이 한 사람의 지난한 삶이라는 것을

어느 순간에야 깨닫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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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은 인연으로 엮어 만든 하나의 매듭, , 그물이다.

중요한 것은 이런 인연들뿐이다.”

어린 왕자의 작가인 생텍쥐페리의 말은 그런 의미에서 탁견卓見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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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짧다면 짧고 길다 면 긴 이 세상에선 어떤 인연들이 필요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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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자네(루킬리우스)를 굳이 내 것으로 삼고 싶네.

자네는 내 작품이 거든, 처음 내가 자네의 재능을 알았을 때.

나는 자네를 내 것으로 만들려고 손을 댔어. 자네를 격려하고,

자극을 가하고, 꾸물거리는 것을 용서하지 않고,

되풀이하여 자네를 몰아댔지.

같은 짓을 지금도 하고 있지만, 그러나 내가 활기를 불어넣는 상대는

이미 질주하고 있는 한 인간이고,

거꾸로 또 활기를 붙이고 있는 내 자신이야.”

세네카가 루킬리우스에게 보낸 편지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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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사람 중에서

그 사람을 격려하고, 활기를 불어 넣어주고,

올바른 길을 가도록 그 길을 제시하면서

가끔씩은 그 사람의 잘못을 짚어주는 사람,

그런 친구가 있다는 것은 대단한 행운이리라.

그런데 그런 친구를 제대로 이해한다는 것은 진실로 어려운 일이다.

그러므로 오히려 그 사람과 있는 시간을 불편해하고

그래서 멀어져 가고, 그런 연유로 시절 인연이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인류를 위해서 그렇게 살다가 독배를 든 사람이 바로 소크라테스였고,

개개인은 말해 더 말해 무엇하랴.

그 모든 것이 인연에 의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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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사귐은 분명 전생의 인연이 있는 것으로

하찮은 맹세와는 다른 것이다. 그러므로 사귐이 끊어지면

인연이 다한 것으로 알지만, 오히려 두 사람 사이에는

굳고도 아름다운 그 무엇이 섞여 있는 것이다.“

<취고당검소>에 나오는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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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면서 소중한 인연들을 만날 때가 있다.

그 인연이 그냥 오는 것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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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이 있으면 천리 밖에서도 찾아오고

인연이 없으면 코를 맞대고도 사귀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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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익은 자 천하에 가득하건만

진정으로 아는 마음 몇이나 될까?“

라는 말이 그래서 생긴 것이다.

그만큼 인생에서 소중한 인연을 만나기가 어렵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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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인연으로 이어나가야 하는데,

가끔씩 사소한 것들 때문에

그 오래고아름다운 인연을 접는 마음, 그 마음이 아프기 그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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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이라는 것이 마음대로 오고 가는 것이 아닌데,

그 인연의 끈을 조율하지 못하는 내가 문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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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라도 인연을 더 소중히 여기며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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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918일 월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