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막한 서재에서 신 새벽에 다만 그대만을 생각한다.
‘적막강산寂寞江山,’
“매우 쓸쓸하고 고요한 것‘을 이르는 말이다.
누구나 그럴 때가 있을 것이다.
그 때가 어느 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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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릇 텅 비고 고요하며, 적막함 속에서 인위적으로 하는 것이
없는 것이 만물의 근본이다. 고요하게 있으면,
성인이 되고, 움직이면 임금이 된다,
인위적으로 일을 하지 않아도 존중을 받고,
소박素朴한 채로 있어도
천하에 그와 더불어 아름다움을 다툴 상대가 없다.”
<장자>의 ‘천도天道’편에 실린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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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더 할 수 없이 이로운 것이
적막강산이련만, 아직도 그 깨달음에 이르지 못해서 그런지
적막강산의 쓸쓸함과 허전함을 감당하기가 쉽지 않다.
세월이 강물과 같이 흐르고 흘렀어도,
그렇게 많은 사람이 오고 갔어도
결국 혼자서 왔다가 혼자서 가는 것이 인간이기 때문에 그럴까?
그래서 다시 읽는 <분서>의 저자 이탁오의 글은 의미심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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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 환심 사고 잘 보이려고 하면
공연히 피골만 힘들고 정신도 해친다.
몇 년 동안 따르는 자 없어 적막하고
오직 미치광이 노인 하나뿐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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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그럴 때가 있고, 그렇지 않을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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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막하게 지는 꽃에 사람은 쓸쓸해지고,
요란스레 떨어지는 빗소리에 호수는 공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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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막 속에 늘 깨어 있다면 고요한 경지가 어지러워지지 않는다.
깨어 있는 가운데 항상 고요하면 깨어 있는 생각이 달아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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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가끔씩 오는 적막강산을 사랑하고, 감내하자.
하면서도 가끔이 아니고 너무 자주 오는 그 적막을
감당하지 못하는 연약한 정신,
이것이 그 오랜 동안 연마한 나의 공부란 말인가?
그러나 나만 그런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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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됩니다. 그러면 나는 글을 쓰지 못합니다.
그 적막한 밤도 글을 쓰는데, 필요한 정적과 고독을 주기에는 충분치 못합니다.”
프란츠 카프카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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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느 것도 온전한 것, 완전한 것은 없다.
그래도 한 인간이 진실로 살아 있다는 것, 그것은
적막, 칠흑 같은 적막강산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그 적막강산 속에서 새로운 것을 창조해내고 진일보하는 것,
바로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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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어둔 새벽길을 달려와 문 두드리며 나직하게 속삭이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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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막한 서재에서 아침나절 다만 그대만을 생각한다.”
이백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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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막한 서재에서 신 새벽에 다만 그대만을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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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그리움이 있어서 적막강산을 이겨내고
그 힘이 글이 되고 삶이 되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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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9월 16일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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