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우리땅 걷기 /신정일 대표님 글 모음15

가을이 성큼 다가 온 것도 아닌데,

산중산담 2017. 11. 22. 17:39

 

가을이 성큼 다가 온 것도 아닌데,

가을이 성큼 다가 온 것도 아닌데,

마음은 이미 가을의 끝자락에 있는 것 같다.

가을 비 내리는데, 가을 잎이 떨어지는 듯,

마음도 더불어 포도 위에 젖은 낙엽처럼 내리고,

그 길을 혼자서 걸어가는 사람,

그래, 문득 돌아보니 시절은 가을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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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사계절로 나눈다면 가을은 어떤 계절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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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인간에게

그의 황금시대가 서서히 막을 내리는 것을 의미한다.

가을이 다가오면 은행나무를 온통 푸르게 장식했던 잎들이 떨어진다.

그 잎들은 이미 오래 전에 황금빛으로 변했다.

은행나무는 비록 앙상한 나뭇가지를 드러내고 있지만

황금빛으로 밑 둥을 장식한다. 황금시대의 결실을 거두는 것이다.

젊은 날의 삶이 그대로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인생의 황혼기 옆에서 편안하게 머무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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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세의 말과 같이 마음도 몸도 편안해야 하는데,

아직도 내 마음 속에 내려놓지 못하고 들고 있는

온갖 욕망과 욕심들이 왜 그리도 많은지,

생각은 포말처럼 부서져 가고,

그 생각의 끄트머리를 부여잡는 마음은 쓸쓸함으로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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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 왔다가 혼자서 이름 모를 잡초처럼 살다가 가는 길,

그 길이 왜 그렇게 멀고,

그 길이 그렇게 적막하고 팍팍하기만 한지를

나이가 들어갈수록 더 절절히 실감하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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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한 포기 잡초가 있다. 아무도 보살피지 않아도

비바람을 견디면서 거친 들판에 뿌리를 내렸다.

인생이란 정말로 잡초와 같다.

잡초의 속성이 인생이 가지고 있는 허무함과 슬픔이라는

개념과 잘 어울리기 때문이다.

인생이란 결국 혼자서 견디는 것이다.

어느 누구도 도움을 받지 않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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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의 말이 더욱 더 가슴속으로 파고드는 가을,

가을이 이렇게 오고, 그리고 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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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96일 수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