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성큼 다가 온 것도 아닌데,
가을이 성큼 다가 온 것도 아닌데,
마음은 이미 가을의 끝자락에 있는 것 같다.
가을 비 내리는데, 가을 잎이 떨어지는 듯,
마음도 더불어 포도 위에 젖은 낙엽처럼 내리고,
그 길을 혼자서 걸어가는 사람,
그래, 문득 돌아보니 시절은 가을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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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사계절로 나눈다면 가을은 어떤 계절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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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인간에게
그의 황금시대가 서서히 막을 내리는 것을 의미한다.
가을이 다가오면 은행나무를 온통 푸르게 장식했던 잎들이 떨어진다.
그 잎들은 이미 오래 전에 황금빛으로 변했다.
은행나무는 비록 앙상한 나뭇가지를 드러내고 있지만
황금빛으로 밑 둥을 장식한다. 황금시대의 결실을 거두는 것이다.
젊은 날의 삶이 그대로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인생의 황혼기 옆에서 편안하게 머무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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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세의 말과 같이 마음도 몸도 편안해야 하는데,
아직도 내 마음 속에 내려놓지 못하고 들고 있는
온갖 욕망과 욕심들이 왜 그리도 많은지,
생각은 포말처럼 부서져 가고,
그 생각의 끄트머리를 부여잡는 마음은 쓸쓸함으로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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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 왔다가 혼자서 이름 모를 잡초처럼 살다가 가는 길,
그 길이 왜 그렇게 멀고,
그 길이 그렇게 적막하고 팍팍하기만 한지를
나이가 들어갈수록 더 절절히 실감하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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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한 포기 잡초가 있다. 아무도 보살피지 않아도
비바람을 견디면서 거친 들판에 뿌리를 내렸다.
인생이란 정말로 잡초와 같다.
잡초의 속성이 인생이 가지고 있는 허무함과 슬픔이라는
개념과 잘 어울리기 때문이다.
인생이란 결국 혼자서 견디는 것이다.
어느 누구도 도움을 받지 않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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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의 말이 더욱 더 가슴속으로 파고드는 가을,
가을이 이렇게 오고, 그리고 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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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9월 6일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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