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우리땅 걷기 /신정일 대표님 글 모음15

노래 부르며 걸었던 대관령 옛길,

산중산담 2017. 11. 22. 17:49

 

노래 부르며 걸었던 대관령 옛길,

길을 걸으며 노래를 부르면

같이 걷던 도반들이 나에게 말한다.

선생님은 항상 즐거우신가 봐요. 노래를 부르는 것을 보면,”

제가 즐거워 보여요?”

즐겁지 않으세요?”

저는 즐거울 때보다 우울할 때나, 마음에 쓸쓸함이 밀려 올 때

노래를 부르는데요.“

그래요?”

하고 의아해 하는 도반들을 볼 때가 너무도 많다.

어느 해 가을이었을 것이다.

대관령 옛길을 걸을 때의 일이다.

우리 땅 걷기 도반들과 함께 한 걷기에 다른 팀이 섞여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걸어가며

가을이면 자주 부르는 노래,

이문세의 <가로수 그늘 아래 서면>이라는 노래를

부르고 또 불렀는데, 내 앞에 모자를 깊숙이 눌러쓰고 걸어간 사내,

그 사람이 가수 이문세였다고 다른 팀에서 왔지만 나를 아는 사람이

알려주었을 때 느꼈던 당혹감,

고수가 있다는 것을 모르고 노래부르던 하수,

노래는 참, 여러 가지 추억들을 만들어주기도 하고,

추억으로 남아 이런 저런 생각에 잠기게도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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샹송가수들은 즐거움은 영혼을 선량하게 하고,

가슴을 부드럽게 한다고 노래한다.“는 마음을 가지고 노래를 한다는데,

일찌감치 생을 마감한 천재 시인 존 키츠는 다음과 같이

음악을 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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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리는 음악은 아름답지만,

들리지 않는 음악은 더 아름다워,

그러니 그대의 부드러운 피리를 계속 불어라

감각적인 귀에 게가 아니라 보다 고귀한 것,

영혼을 위하여 곡조 없는 노래를 불러다오,

그대 나무 밑에 있는 아름다운 젊은이여,!

그대는 노래를 그칠 수가 없네.

그리고 그대 위의 나무들도 잎새 진날이 없으리라.

뜨거운 연인이여, 그대는 영원히 입 맞출 수 없으리라.

그러나 슬퍼하지 말라. 행복을 움켜 쥘 수 없다 해도

그녀 또한 시들지 않으리.

영원히 너는 사랑할 수 있고,

그녀는 아름다울 수 있으리라.“ 존 키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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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들리는 음악도 아름답지만 들리지 않는 음악도 나음다운 것,

노래에 취해 노래 부르며 걷는 그 재미가 얼마나 쏠쏠한지를 안다는 것은

오래, 오래 걸은 뒤의 일이다.

존 키츠는 다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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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노래에 얽매어 있는 죄수,

우리는 떠날 수가 없구나. 우리의 노래를

그리고 중국 속담에는 이런 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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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는 화답을 하느라 노래하는 것이 아니라,

노래가 있어 노래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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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어느 때 어떤 기분에 젖어 노래를 부르는가?

아니면 듣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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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824일 목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