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에서 돌아와,
여행에서 돌아와
짐을 푸는 작업은 항상 쓸쓸하다.
잘 놀았고, 잘 쉬었고, 세월이 훌쩍 지나갔을 뿐인데,
여행에서 돌아오는 그 순간부터
채워지지 않은 어떤 갈망이 나를 다시 먼 나라. 먼 고장으로
밀어내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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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나라 후기의 문인인 도륭屠隆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여행이란 이목을 열고 혼을 활짝 펼치기 위해서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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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나는 여행에서 어떤 것을 배우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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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지에서 나는 눈으로 사물을 보고, 그것을 가슴으로 느끼고자 한다.
그러나 여행에서 그러한 생각을 실천하기가 쉽지 않다,
나는 순간, 순간 다가오는 현실과의 괴리 속에서 괴로워하고,
그러면서 또 다른 장소로 나아가고
그 장소에서 또 다른 장소를 그리워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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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이미 예정되어 있는 일,
절대자가 아닌 한 나약한 인간이
알면 얼마나 알고, 세상을 살았으면 얼마나 살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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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갈수록 생은 나에게 있는 그대로의 삶을 살 것을
요구한다.
더도 덜도 아닌 있는 그대로의 삶을 사는 것이
긴 여행을 나선 여행자,
본연의 자세가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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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으로 본 사물, 가슴으로 느낀 세상에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 하며 더 절절하게
살고 싶은 욕망,
그게 꿈이자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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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8월 15일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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