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우리땅 걷기 /신정일 대표님 글 모음15

여행에서 만나고 느끼는 소회,

산중산담 2017. 11. 23. 12:20

 

여행에서 만나고 느끼는 소회,

떠난다는 것에 많은 것이 내포되어 있다.

시공간을 초월하여 세상사를 잠시 잊고자 떠나는 사람도 있고,

익숙한 풍경에서 떠나 낯선 풍경 속에서

새로운 나를 발견하고자 떠나는 사람도 있다.

글을 쓰기위하여 떠나는 사람도 있고,

요즘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멍 때리기 위하여 떠나는 경우도 있다.

모든 여행의 공통점은 낯선 곳으로의 이동이고,

그것은 가장 새로운 출발점에 다름 아니다.

그곳에서 만나는 사물, 사람, 음식, 풍토, 풍속을 보며

함께한 도반과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함께 공부를 하며, 스스로에 깊숙이 침잠하기도 하는 것이 여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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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있어 이번 여행은 어땠는가?

너무 많이 떠들어서 오히려 내가 나를 너무 한가하게 했던 여행이

아니었었나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은 무슨 연유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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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이 양명학의 창시자인 왕양명은 이렇게 말했다.

무릇 도는 천하의 공통의 도이고, 은 천하의 공통의 학이니,

주자가 사유할 수 있는 것이 아니요, 공자가 사유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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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이렇게 말했다.

기억하고 암송하는 것이 넓어질수록 더욱 오만해지고,

지식이 많아질수록 언변만 화려하니,

사장辭章의 풍부함은 그 거짓을 더욱 수식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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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기억해서 많은 것을 말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라서

잊어버릴 줄 모르는 이 마음이 슬픔이요라는 말이

생겨났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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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여행은 혼자서 떠나는 여행이어야 하고,

자기를 찾는 여행이어야 하기 때문에

혼자서 그 먼 길을 걷고 또 걸었는데, 이제는 혼자 떠나는 여행이 쉽지 않은 것이

나의 현주소라는 것을 너무 잘 아는 내가

여행에서 돌아와 느끼는 나의 소회를 한신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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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수레를 얻어 탄자는 그의 걱정거리를 제 몸에 실어야 하고,

남의 옷을 얻어 입은 자는 그의 근심을 함께 안아야 하며,

남의 옷을 얻어 입은 자는 그를 위해 희생할 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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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누군가를 위해 희생한다고 하는 사람은 어리석은 사람이다.

나의 지론이다.

종은 누구를 위해 울리는가? 나를 위해 울린다.

그러므로 누군가를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위해, 나의 행복을 위해

내가 자청해서 하는 것, 그것이 바로 행복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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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중에 일어나는 크고 작은 일들, 그것이 바로 일생의 전 과정 중에

끊임없이 일어나는 일들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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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사람도 많은 일을 하다가 보면 실수가 있는 법이고,

어리석은 사람도 많은 일을 하다가 보면 유익한 일을 할 수 있다.“

광무군의 이 말이 정답이다.

그래서 나는 여행 중에 크고 작은 일들이 줄을 지어 일어나는 여행을

아름다운 여행이라고 칭한다.

도스토예프스키도 말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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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고뇌 속에서만 의미가 있다. ! 삶이여!

삶이란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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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사기>를 지은 사마천의 좌우명을 매 순간

마음속으로 되뇌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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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산이 있어 우러러 보네. 큰 길이 있어 따라 걸어가네.

(高山仰止 景行行止)”

<시경>에 나오는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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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가고 또 가다 보면

큰 길에 이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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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816일 수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