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여행가방을 채우기 위해 떠나고 또 떠나는 것,
서른두 번째, 그렇다.
서른두 번째 여름 행사를 마치고
돌아와 가만히 누워 있었고,
그리고, 이 아침에 지나간 시간을 회고해보니
참으로 길고 긴 나날이 흘렀고,
계속되었음을 안다.
1986년 그 암흑의 시절, 처음 시작했던 여름 행사를 중단하지 않고,
계속 치르면서
얼마나 많은 이야기가 만들어졌고, 마음의 상처를 받았고,
그 상처와 후회와 회한들이 내 인생에 풍부한 자양분으로 전이 되었던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름행사는 항상 끝내고 나면
많은 시행착오를 발견하고, 그래서 가끔씩 마음이 편치 않다.
마음이 편안하고, 그래서 더 많은 사람, 더 많은 사물들과 격을 좁히려
시작한 행사이건만 생각과 실천사이는 언제나 너무 간극이 넓다.
모든 것이 지나가면서 추억이 되는 것이지만
그 추억들이 항상 아름답고, 기억하고픈 추억이로만 되지 않는다는 것,
그것 역시 인간에게 부여된 숙명이 아닐까?
“당신이 항상 가지고 다닐 수 있는 것을 소유하라.
언어를 알라. 나라를 알라, 사람을 알라,
그리고 당신의 추억을 당신의 여행 가방으로 만들어라.”
솔제니친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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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가방이 아니더라도 우리의 마음속에 쌓아두고
가끔씩 꺼내어 이렇게 저렇게 유추해볼 수 있는 추억,
그 추억이 부질없는 추억이거나 아주 소중한 추억이 되고 안 되고를 떠나
그 것들이 추억이 되는 그 경이를 위해서라도
내 삶이 다하는 날까지는 여름행사를 멈추지 않아야 할 것인데?
“추억의 보따리를 꾸려나간다 해도 아무 소용없는 일일지도 모른다.
아무에게도 쓸모없는 것이 될지도 모를 추억을, 나는 지금 꾸리고 있다.”
생텍쥐페리가 <전시조종사>에서 말했던 것과 같이
나는 지금 떠났다가 돌아와 다시 짐을 꾸린다.
가자, 어딘가 모를 그곳으로,
2017년 8월 7일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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