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이란 자기가 익숙해져 있는 것이 맛이 있는 법이다
아무렇게나 먹고, 아무렇게나 자고,
바라보는 모든 것에 경탄하리라.
나의 오래 된 여행 3대 지침이다.
하지만 그것을 지키는 것이 그렇게 쉽지가 않다.
이번 여정만 해도 그랬다.
매일 매일 나오는 음식들이 중국의 음식들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평준해 되어서 그런지 몰라도 팔구십 프로가
향내 나는 음식들이라서 이것을 먹어도 저것을 먹어도
마뜩치 않아, 매일 매일의 식생활이 항상 문제였다.
무엇을 먹을까? 왜 인간은 매일매일 세끼 먹는 그 밥에 얽매어 사는 것인지,
그러면서 며칠을 보내고 귀국해서 돌아오는 길에
안성휴게소에서 김치찌개를 먹으면서
“우리나라 음식이 최고야”를 남발하였으니,
이 얼마나 한심하고 또 한심한 일인가?
“음식이란 자기가 익숙해져 있는 것이 맛이 있는 법이다.
그러므로 외국에 나가 외국음식과 자기 나라의 음식 맛을
비교하는 것은 쓸데없는 것이다.“
조선 중기의 실학자로 <북학의>를 지은 초정 박제가의 말이다.
저마다 태어난 곳, 살아온 곳에서 나는 곡식과 채소로 만든 음식을
좋아하는 법이고, 자신이 나고 살아온 곳에 정이 드는 법이다.
“습관이 오래 되면 품성이 된다." 는 말이 있지 않은가?
로마에 가면 로마의 법에 따르고, 중국에 가면 중국의 법에 따르고
어느 나라든 그 나라의 고유한 음식을 잘 먹고,
잘 자고, 경탄하는 것, 나그네의 삶을 더 고수해야 할
나의 생애에서 내가 더 잘 지켜야 하는 도덕보다 더한 계율이다.
2017년 8월 1일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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