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간 중에서 가장 기묘한 시간, 지금,
세상이 어수선하다가 보니
별의 별 일들이 다 일어난다.
제정신을 가지고 사는 것이 어려운 세상,
그 세상이 어디 지금 뿐일까 마는 삶이 날이 갈수록 각박해지는 것은
세상 탓인가, 내 마음 탓인가?
러시아의 문호 톨스토이는 말했지,
“얼마나 많은 사람이, 자기 자신의 내부를 한 바퀴도 채 돌기 전에
인생을 작별할 때가 오는 것일까?“
그럴지도 모르겠다. 내가 나를 찾기는커녕 ‘나 자신’의 언저리도 이르기 전에
이 세상을 떠날 때가 올지도 모르겠다.
지금도 못 살면서 더 먼 나날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는
미래를 걱정하며 사는 우리들,
그래서 가상화폐네, 로또네, 하는 것들에 기대어
기다리는 내일은 도대체 무엇일까?
“오, 지금! 저, 기묘한 시간
모든 시간 중에서 가장 기묘한 시간,
우리가 지금의 ‘금今’이었을 때
‘지只’는 늘 과거의 역사가. 되어 있는 시간“
M.Frayan의 말이다.
그래, 지금 이 순간도 지나고 나면 금세 과거가 되고,
너 나 할 것 없이 사람들은 지나고 난 과거를 뒤돌아보며
이렇게 저렇게 평가를 하면서 스스로를 괴롭힌다.
왜냐하면 잘 살았건 못 살았건 지나간 것들은 대부분 아쉽고
또 미련이 남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지나간 것들이나 다가 올 것들을 스스로의 힘으로
또는 역량으로, 마음대로 할 수도 없는데,
한탄하고, 한숨을 쉬고 할 뿐이다.
장자는 그런 나 같은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도道가 용모를 부여했고, 하늘이 형태를 부여했으니,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으로서 자신을 상하게 하지 말라.
지금 당신의 정신을 소외시키고, 당신의 정력을 낭비하고 있다.
나무에 기대에 서면 읊조리고,
앉으면 오동나무 안석에 기대에 잠을 잔다.
하늘이 당신에게 형체를 갖추어 주었는데도,
당신은 굳은돌은 흰 돌이 아니라고 하면서,
궤변을 세상에 퍼뜨리고 있다.“
내가 딱 그런 사람이다.
어딘가 삐딱한 사람, 그래서 사진조차도 삐딱하게 찍는,
그래서 우울하고, 자칭 우울증 환자라고 하면서 노래 부르고,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그래서 가끔 스스로를 한심한 사람이라고 여기는 사람,
그러면서, 사람들에게는 지금을 잘 살라고 권고하며
지금을 못 살고 있는 사람,
그게 나다.
“그 운명이 죽게 되어 있는 자는,
태어나게 되어 있다.”
앙리 미쇼가 나에게 건네는 것이 덕담인가?
그 이치를 깨닫는 순간, 탈출구가 있다는 것인가?
2018년 1월 16일,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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