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우리땅 걷기 /신정일 대표님 글 모음16

선천시대는 남자의 시대, 후천시대는 여자의 시대라.

산중산담 2018. 4. 27. 13:32


선천시대는 남자의 시대, 후천시대는 여자의 시대라.


 

1894년 동학농민혁명이 실패로 돌아간 뒤,

세계열강이 조선반도에서 각축을 벌이고 있을 때,

세상의 모든 나라 모든 사람들이

남조선 뱃노래를 부르며 이 나라를 찾아올 것.‘이라고 말하며,

우리나라의 형국을 .‘오선위기五仙圍基,’ 이라고 말했던 사람이

한 말의 종교 사상가인 증산 강일순이었다.

 

오선위기란 다섯 신선이 바둑을 두는 형국이다.

풀어 말하면 네 신선이 두 사람씩 편을 짜고 내기 바둑을 두는데,

한 신선은 바둑판 주인으로서, 옆에서 구경하며 개평만 뜯어먹고 있다가,

편을 짠 네 신선이 한참 바둑을 두다가,

바둑돌도 바둑판도 바둑 주인의 땅에 그대로 놓아두고 다 돌아갈 때,

나머지 주인 되는 한 신선은 바둑돌과 바둑판을 다 거두어들이며,

그들이 두고 간 모든 수, 바둑 수를 다 거두어들이는 형국이며,

이것이 이 나라의 개벽의 명운命運이라고 하였다.

오늘의 이 시대가 그 당시와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다고 보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조선 후기에 동학이 태동하면서 그 불공평한 인간의 관계를

새롭게 정립한 사상이 나타났다.

사람이 한울이라는 것, 그것을 증산 강일순은 더 발전시켰다.

선천시대는 양의 시대, 즉 남자의 시대였으나,

후천시대는 음의 시대, 즉 여자의 시대가 올 것이며

천대받는 민중이 한울님이라고 설파한 증산이 죽기 전에

선천과 후천이 뒤집어지는 큰 굿, 천지굿판을 벌였다.

 

그날 자기의 법통을 고판례(고수부)라는 여자에게 넘긴 것이다.

남자도 아닌 여자에게, 그것도 그 시절에는 누가 업어가도 개의치 않을

과부이자 무당이었던 여자에게 자신의 종교 적인 법통을 넘긴 것만으로도

가히 혁명적인 사건이었다.

그 뒤 증산은 고판례를 두고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이 여인이 굶으면 온 천하 사람이 굶을 것이며,

이 여인이 먹으면 천하 사람이 다 먹을 것이다.

이 여인이 눈물을 흘리면 천하 사람이 눈물을 흘릴 것이요,

한숨을 쉬면 천하 사람이 한숨을 쉴 것이다.

이 여인이 기뻐하면 천하 사람이 기뻐할 것이요,

이 여인이 행복하면 천하 사람이 행복할 수 있을 것이며,

이 여인의 눈이 빛나면 천하 사람이 행복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여인이 잠을 이루지 못하고 그리워하면

모든 사람이 잠을 이루지 못하고 그리워할 것이며,

이 여인의 따뜻한 말 한 마디는

온 세상을 따뜻하게 할 것이다.”

 

증산 강일순이 고판례를 예찬한 것은,

이 세상의 모든 여자를 예찬하는 말이기도 했고,

다가올 남녀평등시대를 열어 보인 일종의 예언이었고,

그런 의미에서 강일순은 우리나라 반 만 년 역사상

최초의 페미니스트였다.

그가 말한 것이 어디 여성에게만 국한 된 말이었겠는가?

세상의 모든 약자, 세상의 모든 사람을 향해서

증산 강일순은 말했을 것이다.

 

모든 사람이 다 한울님이라고 가르친 동학의 핵심 사상,’

그리고 ‘, ’내 마음이 네 마음이고, 네 마음이 내 마음이다.“

라고 가르친 동학사상과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왔고

라는 <성경>의 구절들이 오롯이 살아 있는데도

세상의 이치는 그렇지가 않다.

그래서 사람과 사람이 남자와 여자가 이런 저런 일로 다툼이 그치지 않고 있다.

증산 강일순이 고판례를 예찬한 것과 같이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살아 있는 모든 것을 예찬하고, 사랑하고,

경외하는 시대가 도래 할 때에야

세상이 평화로워지는 것은 아닐까?

 

201837일 수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