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우리땅 걷기 /신정일 대표님 글 모음16

누군가의 불행 때문에 행복하다?.

산중산담 2018. 4. 27. 14:06


누군가의 불행 때문에 행복하다?.


 

누군가 한 사람이나 몇 사람의 불행이

많은 사람들의 행복이 될 때가 있다.

한 사람의 불행이 만인을 위한 행복이 되는 것은

인류를 위해 아니, 이 세상을 위하여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가?

알 수 없다. 분명한 것은 사람의 마음속에는 나의 행복을 위하여

타인이 불행해지는 것을 고소해 하고, 마음 깊숙한 곳에서는

행복해 하며, 안도의 한숨을 내 쉬는, 어쩌면 짓궂은 마음이 있다.

 

행복은 불행 때문에 가능하고. 불행은 행복 속에 숨어 있다.

무엇이 불행이고, 무엇이 행복인지 누가 알 수 있단 말인가?

확실한 것은 없다. 의로운 것이 갑자기 사악한 것이 되고,

선한 것이 갑자기 악한 것이 된다.”

변하고 또 변하는 세상의 이치를 가르쳐 주는 <역경易經>의 한 단락이다.

 

이렇게 순간순간 변하고 또 변하는 것이 세상의 이치인데,

누가 누구를 탓하고, 무엇을 힐난할 수 있으며, 원망할 수 있는가?

그런 세상의 이치를 잘 알고 있으면서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누군가를 탓하고, 누군가에게 끊임없이 칼을 겨눈다.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이 음행 중에 잡힌 여자를 끌고 와서 가운데 세우고 예수께 말하되 '선생이여 이 여자가 간음하다가 현장에서 잡혔나이다.

모세는 율법에 이러한 여자를 돌로 치라 명하였거니와 선생은 어떻게 말하겠나이까' 하고 묻자 예수님은 '너희 중에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치라'고 말씀하셨다.

그들이 이 말씀을 듣고 양심에 가책을 느껴 어른으로 시작하여 젊은이까지 다 나갔다.“

 

<요한복음> 8장에 실린 글이다.

이 일화를 모르는 사람이 없는데도 세상에 어떤 일이 일어나면

다 같이 돌을 던지는 것에 동참한다.

그런데 가슴에 손을 얹고 한 번 생각해 보자.

이 세상에 사는 사람, 그 누구일지라도 어느 것 한 가지도 잘못한 일이 없다고 자신 있게 말 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저마다 세상에 살면서 일어난 일들 하나하나를 아름다운 추억으로, 혹은 미안한 마음으로 기억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이 세상을 먼저 살다간 현인들의 말을 곱씹으며 살아가야 하는 것이다.

 

어떠한 것이 커다란 불행이고, 어떠한 것이 커다란 행복인가?

본시 행복과 불행은 그 크기가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다.

다만 그것을 받아들이는 사람의 마음에 따라서 작은 것도 커지고

큰 것도 작아질 수 있는 것이다, 현명한 사람은

조그마한 불행을 현미경적으로 확대해서 스스로 큰 고민 속에 빠진다.”

라 로슈푸코의 말이다.

 

왜 그런가?

그것은 이 세상에 많은 사람들은 저마다 고립된 섬 같은 존재,

즉 외로운 존재라서 그렇다. 허공에 소리 질러도 메아리조차 없는

고립된 존재가 이 세상에는 많기 때문이다.

 

누군가의 불행 때문에 행복하다?”

그런 세상이 아니라

누군가의 행복 때문에 모든 사람들이 행복하다.”

이런 마음이 이 세상에서 필요한 것이다.

 

지나고 나면 작은 것도 큰 것도 없다. 모든 것은 지나가고

또 지나가는 것이니, 조심하고 조심하면서

모든 사물들을 사랑하며 살아가야 하리라.

 

얼마나 남았는지, 알 수 없는 이 지상에서의 삶의 여정에서

누군가 그리운 사람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다행 중 다행한 일인가,

 

2018419일 금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