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마다의 다른 꿈이 있고, 가야할 다른 길이 있다. 2018년 12월 31일 한 해의 마지막 날에 ‘꿈’을 생각합니다. 가당찮게도 너무 이른 나이에 작가가 되겠다는 생각만 가지고 살았던, ‘나’ 그렇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 스스로가 설정한 ‘꿈’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어떤 사람은 글을 쓰겠다는 꿈을 가지고, 어떤 사람은 의사나 판사가 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어떤 사람은 대통령, 어떤 사람은 바다를 누비는 선장이 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또 어떤 사람은 사람들의 머리를 다듬어 주는 미용사, 농사를 짓는 농사꾼, 꽃을 파는 꽃집 주인, 음식을 만드는 조리사, 등 저마다 간직한 꿈을 가지고 살아가는데, 그 나름대로의 꿈이 실현된 뒤, 그가 꿈꾸었던 꿈이 이루어진 뒤에 만족할까요? 만족한 사람도 있을 것이지만, 자기가 꿈을 잘 못 설정했다고 후회하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세상의 하고많은 사람들이 다 그처럼 꿈을 가지고 살아가는데, 그 중 어떤 사람은 자기 자신보다 세상을 위해 더 큰 업적을 남기고 가는 사람도 있고, 또 어떤 사람은 세상에 대한 관심은 없고, 오로지 그 자신과 집안만 잘 건사하면서 살아간다. 그 두 부류의 사람들 중 어느 쪽이 잘 살았다고 규정지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이 세상을 살다간 수많은 사람들 중에 천하의 폭군이라고 알려진 진시황은 어떤가,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에겐 천하에 둘도 없는 폭군이었지만, 역설적이지만 세상에 가장 큰 업적을 남기고 간 사람입니다. 서체書體와 궤軌(마차 사이의 거리)와 도량형의 통일을 시도한 후 다음과 같이 자신의 공덕을 바위에 새기도록 하였습니다. “나는 만물에 질서를 부여했으며, 분별없는 행동을 금지시켰다. 이제 모든 사물은 실질과 부합하는 이름을 가지게 되었다.” 얼마나 자신만만한 말인가요? 하지만 그의 말은 대체로 맞습니다.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고자 만리장성을 만들었고, 세상에서 죽지 않고 오래 살기 위해 불로초를 구하려고 혈안이 되었던 진시황이지만 그 나름대로 세상을 바꿨고, 그렇게 나름대로 세상의 질서를 부여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백성들을 혹사시켰습니다. 그러나 세월의 흐름 속에서 현재는 중국 국민들에게 엄청난 문화유산을 남겨서 여러 형태로 유형무형의 이익을 주고 있기 때문에 수많은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역사 인물입니다. ‘선한 자는 흥하고 악한 자는 망하는 것이 세상의 진리이자 이치,’라는데, 역사는 항상 악한 자를 잘 살게 하고, 선한 자는 고통 속에 살게 합니다. 그러므로 매 순간 되뇌는 물음표? “역사는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그래도 몇 사람을 제외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세상을 선하게 살고자 노력했습니다. 기원 전 4세기 말엽을 살았던 윤문자尹文子라는 사람의 기본신조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세속에 얽매이지 않을 것, 물질로 자신을 꾸미지 않을 것, 다른 사람을 각박하게 대하지 않을 것, 대중에게 해를 끼치지 않을 것,“ 참으로 간단한 신조지요. 그래서 지키기가 어렵지 않을 것 같지만, 네 가지를 지키는 것이 정말로 쉬운 일이 아닌 그것이 문제입니다. 내가 좋아하는 일만 하고 세상의 이치에 순응하지 않거나 주변 사람들과 어울리지 않으면 왕 따를 당하기 십상이고, 별의별 소리를 다 들어야 하는 것이 세상의 이치입니다. 정답이 없는 것이 이 세상의 이치라는 걸 알고서 세상을 살아가야 하는데, 여기서도, 저기서도 그 답을 요구하기 때문에 삶이 괴롭습니다. 내가 무엇이 되고 싶다는 생각도 버리고, 내가 이 세상에 주인이라는 생각이나, 그 무엇이라는 생각도 버리고, 하지만 ‘불가능한 꿈‘ 하나는 가슴속에 지닌 채, 마음이 내키는 대로 걷고, 쉬고, 세상의 모든 사물을 관망하면서 나그네처럼 살다가는 것이 그나마 행복하지 않을까요? 기해년에 <길 위의 인문학 우리 땅 걷기> 도반 여러분의 삶이, 좀 더 나아지기를, 그리고 의미 있는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하겠습니다. 신정일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