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복교수님의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중
없는 사람이 살기는 겨울보다 여름이 낮다고 하지만, 교도소의 우리들은 없이 살기는 더하지만, 차라리 겨울을 택한다.
왜냐하면 여름 징역의 열 가지, 스무 가지 장점을 일시에 무색하게 해 버리는 결정적인 사실 – 여름징역은 자기의 바로 옆 사람을 증오하게 한다는 사실 때문이다.
모로 누워 칼잠을 자야 하는 좁은 잠자리는 열 사람을 단지 37도의 열 덩어리로만 느끼게 한다.
이것은 옆 사람의 체온으로 추위를 이겨 나가는 겨울철의 원시적 우정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형벌중의 형벌이다.
자기가 가장 가까이에 사람을 미워한다는 사실, 자기의 가장 가까이에 있는 사람으로부터 미움을 받는다는 사실은 매우 불행한 일이다.
더욱이 그 미움의 원인이 자신의 고의적인 소행에서 연유된 것이 아니고 자신의 존재 그 자체 때문이라는 사실은 그 불행을 매우 절망적인 것으로 만든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우리 자신을 불행하게 하는 것은 우리가 미워하는 대상이 이성적으로 옳게 파악되지 못하고 말초 감각에 의하여 그릇되게 파악되고 있다는 것, 그리고 그것을 알면서도 증오와 감정과 대상을 바로잡지 못하고 있다는 혐오에 있다.
더 이상 어떤 수식어가 필요할까?
93년도에 읽었던 책을 다시 읽으려 하니 머릿말부터가 마음을 아프게 한다.
지금까지 우리는 이성만을 강조하여 이성적으로 살아가기를 원하고
이성적인 판단으로 이성적으로 행동하기를 바라지만
이글에서 나는 우리가 전혀 알지 못했던, 그냥 지나쳤던 존재 그 자체를 생각한다.
우리가 살아오면서 지나치거나 가깝게 했던 많은 존재들을 생각하며
또 다가올 존재들
그저 살피고 또 살필 일이다
신영복 교수님은...
어떤 이는 이 책을 우리 시대의 축복이라 했고, 어떤 이는 파스칼의 <팡세>, 몽테뉴의 <수상>, 심지어 공자의 <논어>에까지 비기면서 이 책을 최고의 수상록이라 단언하였다.
혹자는 신영복 선생을 우리 시대의 '노신'에 빗대기로 하였다.
이처럼 신영복 선생의 첫 저서인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은 많은 사람들에게 신선한 감동과 충격을 주었으며 세대를 뛰어 넘어 읽혀지는 고전으로 자리매김되었다.
그 작은 봉합 엽서에 빽빽하게 적힌 글귀들엔 20년 20일을 감옥에서 살며 가두어야 했던 청춘의 열정과 중년의 원숙을 모두 담고 있었던 것이다.
그의 홈페이지 '더불어 숲'(http://shinyoungbok.pe.kr)에는 오늘도 그를 닮은 많은 사람들이 다녀간다.
<나무가 나무에게>(2001, 이후)라는 책을 탄생시키기도 했던 '더불어 숲'의 자유게시판은 나무들(회원을 부르는 말)이 서로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털어놓는 곳이다 출처-인터넷 서점 알라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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