自然과의 對話
대간 영취산 구간을 걸으며
우리가 서로 말(言)을 하는 것은 말의 뜻을 상대방에게 전하기 위함이다.
그래서 서로 마주보고 말을 하는 행위를 對話라고 한다
사람과 사람은 만나자마자 서로 악수를 하고 첫마디부터 대화가 시작된다
하지만 만나는 동안 끝없이 참새가 재잘대듯 계속 얘기를 할 수는 없다
그러면 그때부터는 대화가 아니고 잡담이 된다
우리가 오랜동안 만남을 한 친구들은 서로 말은 하지 않아도 이심전심으로 통할 때가 자주 있다
서로 말이라는 행위를 안했다고 대화가 아니라고 말하지 않는 까닭이다
서로 눈을 마주 보고 잠시 침묵의 시간에 오고가는 마음의 대화가
어쩌면 더 소중하고 깊이를 더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오랜만남에 마음의 문까지 열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산에서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다
自然과의 對話
그것이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지만
걷고 떠 걷다보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것이 자연과의 대화이다
우리가 단지 느끼지 못하고 있을 뿐 산에 가면 눈인사부터 하지 않던가
우리는 상대방과의 오고가는 대화 속에서 해답을 찾는다
대화가 되었든 잡담이 되었든 침묵속의 대화가 되었든 그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서로 마주보고 있고 또 말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그래서 우리는 일단 산에 올라야 자연과의 자연스런 대화의 장이 마련되는 것이다
산속에 있는 나무들은 나와 대화할 수 없지만 나는 얼마든지 나무와 대화 할 수 있다
오랜동안 만났던 친구와는 말이라는 무기가 없어도 서로 대화가 이루어지듯
산에 오를 때마다 눈에 마주하는 나무가 나에게 대화를 청하는 착각을 할 때도 있으니 말이다
나무를 친구 대하듯 애정어린 눈길로 한번 바라보고 있으면 무언의 대화가 시작되고
거기에 새소리를 살짝 끼워놓으면 음악이 되고
구구절절이 아름다운 자연의 소리를 담아내는 소설이 되고
원근법을 사용하여 보일 듯 말 듯 산줄기 하나 얹어놓으면 그림이 된다
힘들게 이어가는 대간길 잠시 자연과 대화속에 쉬어가는 하루가 되시기를...
마음의 여유, 그것은 결국 자연속에서 자연스럽게 나에게 다가와 있으니 놓치지 마시기를...
그것이 우리가 대간길은 걷는 이유이며 산을 찾는 이유이다
한번 더 숲을 볼 수 있는 여유가 우리에게 주는 자연의 가장 큰 선물이다
자연을 벗삼아 대간길 산속을 걸으며 느끼는 것들
초보산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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