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山中山談

강원도 겨울의 시작은 이런 것이다 일깨워 주다

산중산담 2014. 9. 5. 21:12

 

 

 강원도  겨울의 시작은 이런 것이다 일깨워 주다

14.11.17  구랄산을 넘으며

 

 

 

어느새

다른 곳보다 빨리 찾아온

강원도의 찬바람이

밤에 내리던 습기까지 더해져

 

나뭇가지에 먼저

찬바람의 힘을 자랑하듯

이 나무 저 나무 가리지 않고

한차례 휩쓸며

찬공기를 휙 뿌리고 지나가면

 

온몸으로 바람에 저항하던

나뭇가지들에게서 전해지는

몸부림의 소리는

그대로 낙엽에 전해지고

 

새로운 친구를 만나

"바삭" "바삭"

마냥 웃고 떠들며 즐기던 낙엽들이

하나 둘 날아다니고


덩달아

산죽까지 바람에 몸을 맡기며

오는 겨울을

실감하는 듯 하다.

 

걷는 것 자체가

이미 힘들어하는 우리들에게

강원도 겨울의 시작을 이런 것이다

일깨워주는 듯 하다.

 

마지막 남은 잎새마저

떨어지는 아픔보다

 

추위에

한 올씩 벗겨져 가는

숲의 황량함이

 

우리를 슬프게 한다.

 

온 대지의 이 슬픔이

설원의 세계로 덮여

사라질 때 까지는

 

 

초 보 산 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