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산꾼 억새이야기 2
영축산 구간 17구간
간월재가 보이기 시작하고 - 간월억새가 비를 머금고 푸르름을 더해 준다
몇년전에 이곳 영알지역에 왔을 때도 여름이었는데 날씨가 좋아
하늘이 산인지 산이 하늘인지 모를 천상마루금을 그어주는 영알의 산줄기에
눈한번 제대로 한눈팔지 못하고 탄성이 저절로 나왔었다
왜 영남 알프스라고 하는지 공감하는 즐거운 산해이었던 기억, 좀 덥긴 했지만
억새의 젊은 날의 초상을 보는 것 같다
하지만 오늘 이렇게 조금이라도 속살을 보여주는 영알에 감사하고 걷지만
기대에 부응하는 모습을 보였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하는 이모습 또한
내 마음을 그리려다 다시 지우고 다시 그려보고 또 지우고...
반복되는 구름이 만들어 내는 내 속마음을 표현하는 것 같아 부끄럽기까지 하다
우리가 살면서 언제나 아쉬움은 남지 않던가? 정말 오늘 제대로 자연에게서 배운다
신불재로 이어지는 하늘 억새 능선길
갈대는 서로 몸을 부대꺼도 소리가 나지 않지만 갈대에 비하여 키도 작은 억새들은 서로 부대끼며 소리를 낸다 그래서 '으악새'가 우는 소리라고 했던가 으악새 울음소리가 탄생하기 까지 억새가 넘어야 했던 갖은 고비를 우리가 잊고 산 것은 아니었는지? 신불재
억새는 서로 부대끼고 의지하며 살아가기에 넓은 초원의 주인이 될 수 있었고 거칠 것 없는 언덕을 타고 넘는 바람과 추위를 견뎌가는 청순함으로 기다렸기에 이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가을축제의 전설이 되는 것이다 지금 여기 신불산의 젊은 억새들의 청춘을 우리는 감사히 보고 있는 것이다 다시 시작되는 억새길 밤새 어둠속에서도 멈추지 않는 열정을 가지고 내리는 아침이슬을 머금고 아침햇살을 만나고 나서야 온몸을 눈부신 은색광채의 화려함으로 변신시켜 뿜어내는 아름다움이 있기에 우리는 억새의 황금물결에 감탄하게 되는 것이다 아름다움이 있게해준 억새의 젊은날의 초상을 보고 있는 지금 나는 행복하다
억새가 억새이어야만 아름답다고 하겠지만 억새의 젊음시절을 감상하며 억새를 위한 과정에 박수를 보내고 철지난 때에 오르면 한바탕 전쟁을 치르고 난 뒤 남은 발자국, 사람들의 느낌을 느끼면서 걷는다면 그 또한 나름대로의 맛을 느낄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인간도 또한 절정에 있을 떄는 옆을 되돌아 볼 여유가 없듯이 자연도 억세가 되기 위한 과정을 느끼지 못하고 절정의 억세의 생김새에만 집착한다면 억세라는 자연의 일부분이 주는 억세가 되기 위한 아름다운 과정을 우리가 알 수 없다 그래서 오늘 걸었던 신불평전의 억새의 젊음이 넘 아름답게 다가 오고 있었던 것이다 단조늪 고산 습지
가을 바람을 먹고 사는 억새의 춤사위에 매료되고 거칠 것 없는 천상마루금을 이어가는 산줄기들이 뿜어내는 파란 물결의 조화는 가히 한국제일의 멋진 곳이라 할 수 있는 영남알프스구간 황량한 벌판에 이런 아름다운 순간을 만들어 내는 억새에게 박수를 보낸다 초 보 산 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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