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아 만나서 반갑다
금정산 구간에서 만난 낙동강
계명추월의 멋진 풍경을 이제야 보여주려는 듯 낙동강의 모습이 유유히 흐르는 모습으로 나타난다
대간길이나 정맥길이나 무박으로 진행하다 보면 자주 볼 수 있는 것이 달이다
새벽에 여명을 뚫고 나온 해는 하루를 한결같은 모습으로 계속 우리와 함께 하지만
달은 어떤 때는 나도 모르게 미소를 머금게 하는 보름달의 얼굴을 보이기도 하지만
어떤 때는 존재의 유무도 모르고 지나치거나 겨우 찾아낸 달에게 관심을 가지지 않거나
이미 생을 다해가는 모습이나 앳된 모습을 볼 때는 측은하기까지 하다
반갑다 낙동강아 한번 당겨봅니다. 참 잘생겼네... 낙동강의 모습을 담아본다
달이 차면 기울고 다시 기울면 다시 차오르고 하는 것이 달의 생리라고 생각하지만
인생도 결국 돌고 돌아가는 세상의 이치에 맞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음을
달에서 배우게 된다
지나고 나면 결국 모든 것이 다 숙명적으로 오고 간다는 사실을...
원효봉에서 본 금정구 방향의 회동저수지 방향도 보이고
바람이 문풍지를 흔들고 지나가는 그 짧은 순간만큼이나 빠르게 오고 간다는 말이 있다
가고 오는 세월의 흐름 속에서 한 사람의 생애가 그렇게 빨리 흘러가는데
한돌대장님과 함께 도원의 결의를 다지 듯 피를 나누는 형제처럼 낙동을 시작하고
사계절을 돌아 이제 마지막 한 구간을 남기고 남겨지고 있는 우리 발걸음의 추억들이
달도 차면 기우는 것을 알면서도 걸어 왔다는 사실이 이제야 실감이 날 뿐이다
제4망루에서 본 낙동강
산줄기도 마찬가지이다
낙동정맥 산길을 따라 오면서 차고 기울어 가는 수많은 봉들의 흐름속에서
또 다른 줄기들이 정맥을 의지해 동해로 향하고 때로는 西로 낙동강으로 흘러 들어가고
그렇게 서로 하나의 생명을 유지한 채 남해 바다로 흘러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당겨보면
산줄기의 흐름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바로 강이다
강이 숙명적으로 산줄기에 의지할 수 밖에 없지만 강이 아니면 아무리 높은 산이 있으면 뭐하리
담을 그릇이 없거나 작은데
거기에 올망졸망 모여있는 마을들을 모아놓으면 세상사는 얘기가 완성되는 것이다
의상봉을 우회하다 만난 낙동강
함백산에서 발원하여 울진을 비롯한 영남지방 전역을 유역권으로 하여 남류를 계속 이어가 남해로 흘러드는 낙동강
가락국(가야)의 동쪽을 흐르는 강에서 유래를 찾는 낙동강
경상북도의 고령과 상주, 선산, 경상남도의 합천, 의령, 함안, 고성 지방이 모두 옛날 가야의 터전이었기에
낙동강 서편에 모두 위치하여 있었던 것이다
불웅령 직전 돌탑봉에 올라가다 다시 만나게 된 낙동강
금정산에 와서야 겨우 모습을 보여주는 낙동강의 모습이 이렇게 반가운 것은 무슨 연유일까?
바로 낙동정맥길을 함께 해준 낙동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사실
함께 묵묵히 때론 멀리서 때론 가까이서 우리와 함께 흐름을 이어왔구나 하는 반가움
우리가 걸어오면서 남긴 추억의 발자욱들에 남긴 사연들까지 오롯이 안고 흐르고 있었음에
마지막 남은 몰운대에서의 마지막 바다로 나가는 아쉬움을 함께 한다는 사실이 나를 이렇게 즐겁게 하고 있다
다라실님의 멋진 포즈를 낙동강의 흐름에 맡겨 본다
사계절을 지나 다시 찾아오는 계절 가을로 접어드는 길목에서야 겨우 코빼기를 보여주는 낙동강
집나간 자식 갖은 맘고생 부모에게 안겨주고 떠난 자식을 다시 만나는 것 같은 기쁨
낯설은 곳에서 만났을 많은 친구(지류)들과 갖은 고생을 하며 여기까지 밀리고 밀리고 왔을 터인데
우리가 이렇게 힘든 산길을 이어온 여정에 보상을 받는 것 같은 기쁨을 어이할꼬? 자식과 부모의 상봉
오늘 이 금정산에 서서 바라본 낙동강에 대한 이 초보산꾼의 단상이다
초 보 산 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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