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선은 자연스레 사는 것이다.
“하백河伯이 물었다.
“무엇을 자연이라 하고, 무엇을 인위라고 합니까?”
북해약北海若이 말했다.
“소나 말의 발이 네 개인 것을 자연이라 하고,
말머리에 굴레를 씌우고 코를 뚫는 것을 인위라고 한다.
그러므로 ‘인위’로써 자연을 망치지 말고
‘조작’으로써 본래 모습을 훼손하지 말고,
‘탐욕’으로써 명리名利에 따르지 말라고 하는 것이다.
이 세 가지를 삼가 지켜 잃어버리지 않는 것을,
그 ‘진실한 곳으로 돌아감‘이라고 한다.“
<장자> 추수秋水에 실린 글이다.
수천 년 전에 살았던 장자가 오늘의 지구의 환경문제와
자연스럽게 사는 것이 가장 잘 사는 것임을 미리 알고
그런 글을 남긴 것이다.
‘자연스럽다.‘ 이 보다 더한 찬사가 어디 있을까?
‘아름답다.’ 라는 말보다 더 아름답고 고상한
그 자연스러움이 자꾸 자꾸 사라져 가고 있는데,
그러한 사실을 직시한 에리히 프롬은
<소유냐, 삶이냐.>에 다음과 같은 글을 남겼다. 자찬하는 인간들이다.
“우리는 인간과 자연의 조화라는 선지자들의 비전을 포기하고,
자연을 정복하고 그것을 우리의 목적에 맞게 변형시키는 것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
그 결과 자연의 정복은 자연의 파괴에 까지 이르게 되었다.
정복과 적대감에 눈먼 우리는 자원이 유한하다는 사실,
마침내 고갈되어버릴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했다.“
자연을 정복하고자 애를 쓰고 있는 인간도
역시 자연의 일부분인데, 그 사실을 망각하고 그 자신들을
만물의 영장이라고 자화자찬하다가 보니 이 지경에까지 이른 것이다.
황사와, 미세 먼지, 그리고 대기 오염에 노출되지 않기 위하여
여기저기 탈레반처럼 눈만 내 놓은 채 얼굴을 가리고 다니는 사람들,
그것이 바로 채워도,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인간들의 욕심과
편리라는 미명하에 저지른 자연 파괴의 산물이라는 것을
알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자연의 시대는 지나갔어.
섬세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면 누구나 산과 들과 하늘에
소름끼치는 단조로움에 참을 수 없어졌단 말이야.“
데데쌍뜨의 말이다.
이 땅에서 살아가면서 가장 행복한 것 중의 하나가
길을 가다가 자연스럽게 아무 곳이나 가리지 않고 앉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자리가 진자리만 아니라면 자연스럽게 앉아서 쉬며
하늘도 보고, 바람도 맞고, 같이 걷는 도반들과 자연스레 나누는 이야기,
이보다 더 행복한 시간을 나는 알지 못한다.
그래서 나는 스토아학파들의 삶의 자세를 좋아한다.
“최고의 선은 자연에 따라 사는 것이다.”
나도, 그대도, 이렇게 살다가 가야하는 것이다.
병신년 오월 스무나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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