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난다. 떠난다. 떠난다. 어디로? 세상으로?
열이틀의 일정으로 ‘떠난다.‘ 고 생각하니 이 생각 저 생각에
잠은 저만치 달아나고, 잠시 ‘자다 깨다’를 반복하다가 일어난 시간,
한 참 동안 나는 내 일터인 이 방안에서 탈출해서
이 곳 저곳을 방랑하다가 돌아올 것이다.
떠난다. 떠난다. 떠난다.
어디로? 세상으로, 인천에서 모스크바 공항을 거쳐 스페인의 마드리드,
포르투칼의 리스본, 그리고 아프리카의 모로코까지,
짧다면 짧고 길다 면 긴 여행길을 떠난다.
세상 속에서 세상을 배우고, 결국은 나를 재인식하면서 나를 배우게 될
여행은 결국 자신으로 떠나는 것이다.
“여행은 자기 자신에게로 떠나는 것이며.
또한 그 여행은 타인과의 만남을 통해 이루어진다.
여행을 하는 동안 사람들은 삶이 아름답다고 느낀다.
그 순간에는 소유해야 할 것도 잃을 것도 없기 때문이다.
유목민들은 늘 새로운 초목을 찾아 길을 떠난다.
황폐해진 땅을 피해 달아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날을 향해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그
러한 시간들 속에는 배움이 있다.
나는 삶을 여행하며 내가 가진 것들을 다른 이들에게 나누어 주고,
다른 이들이 가진 것들을 나누어 받는다.
알고, 배우고 깨닫는 것,
그것은 여행이 우리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며,
우리를 살아 있게 하는 이유가 된다.”
무사 앗사리드의 <사막별 여행자> 중에 실린 글은 ‘여행’의 의미를
아주 세밀하게 표현한 글이다.
여행 중에 만나는 낯선 사물들과 사람들,
그리고 이국의 낯선 풍경과 상황들이
하나하나 켜켜이 기억의 창고에 스며들어
추억이 되고 한 권의 책이 되는 것이다.
난 생 처음 가보는 구라파, 그 중에서도 스페인은
세상에서 가장 아웃사이더적인 삶을 살다간
주인공 <돈키호테>를 창조한 세르반테스의 고향이 아닌가?
“세상이 미쳐 돌아가고 있다면 누가 제 정신일 수 있겠소,
너무 똑 바른 정신을 가진 것이 미친 짓이요.”
이렇게 말한 돈키호테는 자신의 삶의 목표를 다음과 같이 피력한다.
“이룩할 수 없는 꿈을 꾸고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하고,
이루어질 수 없는 적과 싸움을 하고,
견딜 수 없는 고통을 견디며‘
잡을 수 없는 저 하늘의 별을 잡자.“
그렇다. 돈키호테의 말과 같은 삶을 살고, 그런 여행을 하고 돌아와야
진정한 여행이 될 것인데,
세상은 항상 그 반대로 움직이는 것이라서,
바랄 수 없는 꿈으로 남을지
아니면 기막힌 체험을 하고 돌아올지는
시간이 해결해 줄이라서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일이다. 떠나고, 또 떠나고, 떠나다가 돌아오고 안 돌아오는 것은
인간 세상의 밖의 일,
모든 것 다 운명에 맡기고 떠나자.
"나는 오늘 이 세상을 떠난다.
이것이 나의 마지막 말이다.“
이렇게 말하고 떠났다 안 돌아오는 날까지
그 길이 나를 위해 그리고 모든 사람들을 향해
열려 있다는 것
얼마나 행복한가? 그렇지 않은가?
2017년 1월 9일 월요일 새벽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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