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우리땅 걷기 /신정일 대표님 글 모음13

떠난다. 떠난다. 떠난다. 어디로? 세상으로?

산중산담 2017. 4. 10. 14:16

 

 

떠난다. 떠난다. 떠난다. 어디로? 세상으로?

 

 

열이틀의 일정으로 떠난다.‘ 고 생각하니 이 생각 저 생각에

잠은 저만치 달아나고, 잠시 자다 깨다를 반복하다가 일어난 시간,

한 참 동안 나는 내 일터인 이 방안에서 탈출해서

이 곳 저곳을 방랑하다가 돌아올 것이다.

떠난다. 떠난다. 떠난다.

어디로? 세상으로, 인천에서 모스크바 공항을 거쳐 스페인의 마드리드,

포르투칼의 리스본, 그리고 아프리카의 모로코까지,

짧다면 짧고 길다 면 긴 여행길을 떠난다.

세상 속에서 세상을 배우고, 결국은 나를 재인식하면서 나를 배우게 될

여행은 결국 자신으로 떠나는 것이다.

여행은 자기 자신에게로 떠나는 것이며.

또한 그 여행은 타인과의 만남을 통해 이루어진다.

여행을 하는 동안 사람들은 삶이 아름답다고 느낀다.

그 순간에는 소유해야 할 것도 잃을 것도 없기 때문이다.

유목민들은 늘 새로운 초목을 찾아 길을 떠난다.

황폐해진 땅을 피해 달아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날을 향해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러한 시간들 속에는 배움이 있다.

나는 삶을 여행하며 내가 가진 것들을 다른 이들에게 나누어 주고,

다른 이들이 가진 것들을 나누어 받는다.

알고, 배우고 깨닫는 것,

그것은 여행이 우리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며,

우리를 살아 있게 하는 이유가 된다.”


무사 앗사리드의 <사막별 여행자> 중에 실린 글은 여행의 의미를

아주 세밀하게 표현한 글이다.

여행 중에 만나는 낯선 사물들과 사람들,

그리고 이국의 낯선 풍경과 상황들이

하나하나 켜켜이 기억의 창고에 스며들어

추억이 되고 한 권의 책이 되는 것이다.

난 생 처음 가보는 구라파, 그 중에서도 스페인은

세상에서 가장 아웃사이더적인 삶을 살다간

주인공 <돈키호테>를 창조한 세르반테스의 고향이 아닌가?

세상이 미쳐 돌아가고 있다면 누가 제 정신일 수 있겠소,

너무 똑 바른 정신을 가진 것이 미친 짓이요.”

이렇게 말한 돈키호테는 자신의 삶의 목표를 다음과 같이 피력한다.

이룩할 수 없는 꿈을 꾸고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하고,

이루어질 수 없는 적과 싸움을 하고,

견딜 수 없는 고통을 견디며

잡을 수 없는 저 하늘의 별을 잡자.“

그렇다. 돈키호테의 말과 같은 삶을 살고, 그런 여행을 하고 돌아와야

진정한 여행이 될 것인데,

세상은 항상 그 반대로 움직이는 것이라서,

바랄 수 없는 꿈으로 남을지

아니면 기막힌 체험을 하고 돌아올지는

시간이 해결해 줄이라서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일이다. 떠나고, 또 떠나고, 떠나다가 돌아오고 안 돌아오는 것은

인간 세상의 밖의 일,

모든 것 다 운명에 맡기고 떠나자.

"나는 오늘 이 세상을 떠난다.

이것이 나의 마지막 말이다.“

이렇게 말하고 떠났다 안 돌아오는 날까지

그 길이 나를 위해 그리고 모든 사람들을 향해

열려 있다는 것

얼마나 행복한가? 그렇지 않은가?

 

 

201719일 월요일 새벽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