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속에 오고 가는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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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리던 비 멎고 세상은 고요합니다.
소리도 없이 내리는 비,
언제까지 온다는 언질도 주지 않고
내리던 비 어느 새 그치고 하늘은 어둡습니다.
비 그친 산천에는 일찍 피었던 꽃잎이 떨어지고,
그 꽃들이 지기를 기다리던 꽃들이
활짝 피어날 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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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고 가는 세월 속에
앞서거니 뒤서거니 피고 지는 꽃의 애환을
조선 중기의 문장가로서
기축옥사를 배후 조종한 사람으로 평가를 받는
송익필의 아우, 송한필은 다음과 같은 시를 남겼습니다.
“지난 밤 비에 꽃이 피더니
오늘 아침 바람에 꽃이 졌네.
애달프다! 봄날의 사연이
비바람 속에 왔다 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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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습니다. 어둠 속에 내리는 봄비 사이를
떨어져 내리는 꽃잎이 있고,
피어나는 꽃이 있습니다.
나는 그 사이를 오고 가는 나그네,
지는 꽃의 편을 들어줄 수도
아름답게 피어나는 꽃을 편을 들어줄 수도 없습니다.
그저 가만히 서서 지는 꽃잎을 손바닥에 받기도 하고.
피어나는 꽃잎을 눈물 글썽이도록 찬탄하며
바라볼 수밖에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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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인생 역시 피고 지는 꽃잎과 같이
연약하기만 한 것이라서
세월의 흐름 속에 피었다가 어느 사이 지고 말지요.
문득 들리는 저 소리, 세월 흐르는 소리에
나도 역시 흘러갑니다.
2017년 3월 21일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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