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우리땅 걷기 /신정일 대표님 글 모음13

봄꽃에게 묻다.

산중산담 2017. 7. 24. 14:10

 

봄꽃에게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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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것도 초봄은 바라보는 모든 사물들이

꽃이다. 밤바다의 파도소리도,

연 푸른빛으로 치장한 채 나그네를 바라보는 오리나무 잎도,

저 혼자 파도를 벗 삼아 무심을 전파하는 작은 섬도,

몽돌 해변을 걸어가는 발자국소리도 다 꽃이다.

여기저기 흐드러지게 핀 매화, 산수유, 진달래,

그리고 길 가는 길손을 유혹하는 배추장다리와 유채꽃의

노란 꽃만이 아니라

여기도 저기도 다 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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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적 사상가인 크리슈나무르티가 누군가로부터

다음과 같은 질문을 받았다.

당신은 왜 말을 하십니까?”

그러자 크르슈나무르티가 그에게 이렇게 대답했다.

장미꽃이 왜 피겠습니까? 장미에게 물어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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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봄, 꽃에게 길을 묻고

사람이 사람에게 꽃이 되어 아름다움을 선물하고

저만이 간직한 향기를 건네주는 시절이며,

모두가 서로에게 꽃이라는 말인데,

사람이 꽃에게 배우는 것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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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어둠 속에서 목소리로 서로를 분간하듯이

꽃들은 향기로서 서로를 분간하며 대화한다.

꽃들은 사람들보다 훨씬 우아한 방법으로 서로를 확인한다.

사실 사람의 말은 사랑하는 연인 끼리를 제외하고는

꽃만큼 미묘한 감정과 좋은 향기를 풍기지 않는다.”

19세기 독일의 철학자이자 심리학자인 페히너의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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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저기 지천으로 피어난 꽃들 속에서도

아름다운 꽃과 향기를 제대로 보지도 맡지도 못하고

살아가는 사람들 또한 많다.

그것은 이 세상이 너무 살기가 팍팍하다고 느끼는 그 감정 탓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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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절한 기다림이 없어도 봄이 오고 가을이 오듯이

아무리 삭막한 세월 속에서도 꽃은 피고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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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을 가로질러가던 어린 왕자는 다른 것을 보지 못하고

한 송이 꽃을 만났다.

"사람들은 어디 있지?“

어린왕자가 낮게 꽃을 향해 물었다.“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의 한 소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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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꽃에게 묻는다.

참으로 사람다운 사람,

언제나 그리운 사람은 어디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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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327일 월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