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우리땅 걷기 /신정일 대표님 글 모음13

사람이 걸어가면 길이 된다.

산중산담 2017. 7. 24. 14:17

 

사람이 걸어가면 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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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그 길을 가려고 생각 하지 않았다

아무도 그 길을 간 사람이 없었다.

그 길은 가시밭길 험한 길,

그 길 가시밭길에서

남은 힘 다 소진했을 때,

남은 건 갈기갈기 찢긴 옷과

온 몸에 남은 상처투성이,

그 자리에 눕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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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나무 사이로 아래를 굽어보면

시퍼런 강물은 소리도 없이 흐르고

앞은 캄캄하고, 퇴로는 없다.

탈출구가 없는 그 자리에 드러누워서 잠들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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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는 고립무원孤立無援의 길에서

오도 가도 못하는 가련한 영혼,

그 영혼을 일으켜 세운 것은 푸른 하늘,

흐르는 물, 그리고 불현듯 얼굴을 스치고 지나가는

한 줄기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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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그 길을 가려고 생각 하지 않았다

아무도 그 길을 간 사람이 없었다.

아무도 가지 않는 길을 한 사내가 가쁜 숨 들이쉬며

천천히 걸어가고 있었다.

아무도 가지 않던 그 길이,

길이 되었다.“ 2017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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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길을 잃었다가 길을 찾는 경우도 있지만

길에서 길을 잃고 길에서 사람마저 잃을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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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리를 가도 사람의 흔적 없고, 十里無人響

산은 텅 비었는데 새소리만 들려라. 山空春鳥啼

스님을 만나 갈 길을 물었는데 逢僧問前路

스님이 간 뒤에 길을 잃고 말았네. 僧去路還迷

인조 때의 문신인 강백년姜栢年<산행山行>이라는 시다.

지리산을 휘돌아 가는 길에

여기저기 핀 봄꽃들을 보며 해찰을 하다가

길을 잃어 두리번거리고, 어정거리지는 않을지, 201741일 토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