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우리땅 걷기 /신정일 대표님 글 모음13

김용택 시인이 ‘내 운명’을 점치다.

산중산담 2017. 7. 24. 14:15

 

김용택 시인이 ‘내 운명’을 점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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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씩 어떤 사람을 보면서 저 사람은 어떻게 살아왔고,

어떻게 살 것이다.‘라고 막연한 예감이 들 때가 있다.

그 사람의 운명을 점치는 것도 아니면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드는 때는

우연한 순간처럼 어쩌다 일어나는 것이지만,

오랫동안 어떤 사람을 주시하다가 보면 그 사람의 살아온 내력이나

삶을 대하는 태도를 보면 예측할 수가 있는 것이다.

내가 다른 사람을 그렇게 보는 경우도 더러 있지만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심히 궁금하고 또 궁금한 일인데,

신정일이라는 사람을 두고 김용택 시인이 평(점쳤던)했던 때가

이십 이년 전, 1995년 초 가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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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은 세상에 태어나 한 가지 것에 매달려 죽음을 맞이하기도 하고, 어떤 이는 살면서 온갖 것들을 겪어내며 산다. 어떤 이는 한 가지 것에 능통함으로써 한 가지 일을 정확히 이해함으로써 만 가지와 통하는 안목을 갖고 살기도 한다. 나는 뒤쪽이다.

인간이 몇 억년을 산다고 해도 나는 이 작은 마을의 작은 산, , , 밭 나무, 하늘, , , 몇 안 되는 사람들과 충분한 만족감을 느끼며 행복하게 살 자신이 있다. 그런데 정일이는 나와는 다른 인간임이 분명하다.

그는 다양한 삶을 찾아 나서서 겪고 보고, 배우고 깨달아서 한 가지에 능통하고 세상을 보는 눈을 키워 왔다.

그가 앞으로 무슨 일을 벌려 얼마만큼의 성과를 거둘지 나는 모른다. 아니 신정일이 저도 모르고 알려고 하지도 않을 것이다.

그게 도대체 그에게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그가 그리는 그가 꿈꾸는 높고 푸른 산맥들이 김제 만경 평야에 들어서지 않는다고 그는 결코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그가 일을 벌이고 그가 곳곳에 많은 사람들에게 심어주고 심어준 것이 옳다고 믿으면 그는 주저함이 없이 행함으로써 그는 행복한 것이다. 어느 잘난 사람이 자기가 뿌리고 자기가 당대에 거두려 하는 어리석음을 범하려 하는가. 역사가 어디 그런 것인가

용택이 형님이 처음으로 펴낸 책 < 동학의 산, 그 산들을 가다> 추천사에 쓴 글이다. 너무 과찬을 했다. 그런데 가끔씩 읽어보면 용택이 형님이 신기神氣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할 정도로 귀신같이 내 운명을 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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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예측 가능한 사람이 있고, 삶이 불확실성 그 자체인 사람이 있다. 나는 후자다. 그래서 수많은 사람들로부터 돈키호테같은 사람이라는 말을 들었고, 그 때문에 어떤 사람들은 불편함을 느꼈을 수도 있다. 그런 사람이 있었다면 이 자리를 빌려서 용서를 빌며 이해해주시라고 말하고 싶다.

하지만 어차피 한 번 사는 삶, 마음이 원하는 대로의 삶을 살아야 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가지에 매달린 오이나 호박처럼 한 군데 꼼짝도 않고 서서 불어오는 바람이나 흘러가는 굴구름, 날아가는 새를 하염없이 바라보다가 사라진다면 넓고도 광활한 천지天地의 광대무변한 온갖 사물들이 얼마나 서운해 할까?

그 마음이 이 세상을 지치지도 않고 떠돌면서 이런 저린 일들을 벌리면서 마음이 아프고 정신이 시리고 시린 날들이 너무도 많았지만 나를 살게 한 원동력이었다.

다방면에서의 다양한 체험이 사람을 한층 현명하게 만든다.

따라서 살면서 체험하는 모든 일들이 유익한 것은 아니지만

그렇더라도 체험하고 있을 때는 완전히 몰두해야 한다.

중도에 체험하는 일을 관찰하고 분석하는 태도는 옳지 않다.

그러면 전체를 차분하게 집중할 수 없다.

반성이나 관찰은 그 뒤에 오는 것으로,

이때 비로소 새로운 지혜가 생산 되는 것이다.

내가 십대부터 사숙한 스승 니체의 <방랑자와 그 그림자>에 실린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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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것저것들을 체험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운명에 의해 맞부딪칠 수밖에 없었고, 그러다가 보니 지금에 이르렀다.

두려움, 망설임, 슬픔과 고독, 그것들이 나의 친구였고, 그 속에서 내가 진정한 나를 만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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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 삶이 있다. 그 삶의 길로 머뭇거리지 말고 나서라.

그리고 받아들여라. 나의 운명을신정일

오늘 내가 에게 그대에게 보내는 금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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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331, 금요일. 3월의 마지막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