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도 지문이 있듯 목소리에도 지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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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에도 지문이 있듯이 발가락에도 지문이 있고,
그리고 목소리에도 지문이 있는 것은 아닐까?
목소리만 들으면 그 사람의 성격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고,
살아온 내력을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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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능하다는 사람도 있고, 가능하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어느 것이 맞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렇게 추론하는 것은 이메일이나 문자, 혹은 카톡을 통해
전해오는 소식도 좋은 소통의 수단이지만
목소리를 통해 전해져오는 그 느낌은
그 어느 것보다도 더 정감이 있고, 친근하게 다가온다.
“나는 말한다. ‘한 송이 꽃’ 그러자 내 목소리가
구체적 윤곽들을 남김없이 정배 보낸 그 망각의 저편에서
우리가 알고 있는 예사로운 꽃과는 다른 그 무엇이
음악적으로 깨어난다.
이 세상 그 어느 꽃다발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순결한 꽃의 본질 그 자체가 의연하게,
또는 웃으면서 일어난다.”
말라르메의 <언어집> 서문에 실린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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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목소리가 어떤 과정을 통해서건
상대방의 마음속으로 스펀지에 물이 스며들 듯
젖어 들어갈 때
우리는 그 목소리 속에 담겨 있는 이야기, 혹은,
순간 속에 내포된 천만가지의 감정을
파악할 수도 있고, 아니면 그냥 무심결에 흘려보낼 수도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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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 속에 숨은 비밀, 목소리 속에 내재된 삶의 이력,
알아낼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나의 환상만은 아니라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
프란츠 카프카의 글에 목소리에 대한 우화가 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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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수도승이 있었는데, 그는 아주 아름답고 사랑스런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기 때문에 모든 사람들이 아주 흥미롭게 그에게 귀를 기울였다.
그런데 어느 날 다른 성직자가 이 사랑스런 목소리 속에
악마의 소리가 잠복해 있다고 믿게 되었다.
그는 모든 찬미자들이 보는 앞에서 이 악마를 쫓아 버렸다.
그러나 오직 이 악마에 사로잡힌 상태에서만 영감을 얻어내던 그 육신은
곧장 붕괴되고 썩어 버렸다.”
이 우화를 들려준 카프카는 다음과 같은 말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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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문학과의 관계는 나의 문학이
그 수도승의 목소리처럼 달콤하지 못하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그것과 유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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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쓴 7년 후 카프카는 밀레나에게 다음과 같은 글을 썼다.
“아무도 가장 깊은 지옥에 있는 사람만큼
순수하게 노래할 수 없습니다.
우리가 천사의 노래라고 생각하는 것은 바로 그들의 노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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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도, 문학도, 결국 악마에 사로잡히거나
아니면 정신을 놓아버리거나 광기의 상태에서 나오는 것이
가장 절실한 노래이자 문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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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아름다운 목소리로
부르는 노래나 글이 사람을 감동시키기도 하고,
새로운 길을 제시하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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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5월 2일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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