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제 원대리 자작나무 숲과 동아실계곡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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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에 한 번이라도 안 가면 서운한 곳이 있다. 그곳이 나라 안에서 자작나무가 가장 아름다운 강원도 인제의 원대리 자작나무 숲이다.
그 숲에서 받은 기운으로 일년을 살면서 가끔씩 그리워하는 곳, 그곳으로 가기 위해 마음의 문을 열면서부터 설렌다.
그리움으로 다급함으로 언제 가서 그 희디 흰 자작나무에 등을 기댈까 하는 마음이 일기 때문이다.
아름답지만 바라다보면 웬지 모를 쓸쓸함이 밀려오는 그 자작나무를 두고 로버트 프루스트는 <자작나무>라는 시에서 인생과 숲을 다음과 같이 노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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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정말 길 없는 숲 같아서
얼굴이 거미줄에 걸려 얼얼하고 근지러울 때
그리고 작은 가시가 눈을 때려
한쪽 눈에서 눈물이 날 때면
더욱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어진다.
이 세상을 잠시 떠났다가
다시 와서 새 출발을 하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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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는 이어서 <눈 내리는 숲>이라는 시에서 길과 숲을 다음과 같이 조화롭게 노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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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내리는 숲가에 멈춰 서서
로버트 프로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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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누구의 숲인지 나는 알 것도 같다.
하기야 그의 집은 마을에 있지만
눈 덮인 그의 숲을 보느라고
내가 여기 멈춰서 있는 걸 그는 모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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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조랑말은 농가 하나 안 보이는 곳에
일 년 중 가장 어두운 밤
숲과 얼어붙은 호수 사이에
이렇게 멈춰서 있는 걸 이상히 여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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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착오라도 일으킨 게 아니냐는듯
말은 목방울을 흔들어 본다.
방울 소이 외에는 솔솔 부는 바람과
솜처럼 부드럽게 눈 내리는 소리 뿐,
숲은 어둡고 깊고 아름답다.
그러나 나는 지켜야 할 것이 있다.
잠자기 전에 몇십 리를 더 가야 한다.
잠자기 전에 몇십 리를 더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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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부신 흰 살을 드러내며 늘씬하게 뻗은 나무들이 그려내는 ‘겨울동화’ 같은 장면을 만날 수 있는 곳이 있다. 강원도 인제군의 원대리 자작나무 숲이다.
로버트 프로스트의 <자작나무>를 떠올리며 걷는 길을 걷다가 보면 곱고 흰 피부에 쭉 뻑은 자작나무들이 마치 한 무리의 새떼들이 군무를 펼치듯 서 있는 곳, 그곳이 바로 원대리 자작나무 숲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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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나무는 박달나무처럼 단단하기 때문에 가구를 만들기에 좋다. 하얗고 윤이 나는 껍질은 불이 잘 붙어 불쏘시개로 유용하게 쓰였다. 자작나무라는 이름도 ‘자작자작’ 소리를 내며 탄다고 해서 붙여진 것이다. 또 종이처럼 얇게 벗겨지는 그의 표피는 예로부터 종이 대용으로 그림을 그리거나 글씨를 적는 데 썼다. 합천 해인사 팔만대장경의 일부도 자작나무라고 알려졌고, 경주 천마총 말안장을 장식한 천마도의 재료도 자작나무 껍질이다. 중국의 흑룡강성에서 만주리까지 가는 도중에 만나는 자작나무 숲이나 러시아의 자작나무보다는 못하지만 언제나 가도 인생의 비밀을 조금쯤 알 수 있을 것처럼 들리며 말을 건네는 자작나무 숲이 여름의 절정에서 나그네들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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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강원도 산채 정식으로 점심을 먹고 걸어갈 길이 동아실 계곡이다.
인제군 남면 남전교에서 동쪽으로 약 1㎞ 떨어진 지점부터 4㎞에 걸쳐 동아실까지 흐르는 계곡을 남전 계곡, 또는 동아실 계곡이라고 부른다. 오지 중에서도 오지로 민가가 없고 숲이 우거지며 맑은 물이 굽이굽이 흘러 기암절벽 아래에 소(沼)를 만든다. 인근에 철분을 함유한 남전약수가 있는데 배탈에 특효가 있다고 알려져 전국 각지에서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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