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영혼을 변화시키는 여행이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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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가 보니 여행이 일이고, 여행이 놀이인 삶을 살았다.
이것은 불행인가, 아니면 행복인가 모르지만,
매일 매일 이렇게 저렇게 떠나는 여행이 인생이고, 인생이 여행인 것이다.
어떤 때는 아무 느낌도 없이 떠나서 백치처럼 아무 생각도 없이
돌아다니다가 오는 경우도 있고, 또 어떤 때는 불과 며칠 여행에서
오년, 십년의 삶을 살고 나서 얻는 삶의 무게를 짊어지고 돌아오기도 한다.
그만큼 여행은 어떤 사람하고 어떤 계절에 어느 곳을 가느냐가
여행의 질을 좌우한다는 것이다.
당신은 어떻게 어떤 마음의 자세를 지니고 여행을 떠나는가?
“여행을 떠나 이틀만 지나면, 인간은(아직 생활에 그 뿌리를 굳게 박지 못한 젊은 사람에게는 특히 그러하지만), 자기가 여느 때의 의무, 이해관계, 근심, 희망이라고 부르던 모든 것으로부터, 즉 일상생활로부터 멀어지고 만다.
그것도 역으로 가는 마차 안에서 꿈꾸던 그 이상으로 멀어지고 만다. 인간과 고향과의 사이를 돌고 날면서 퍼져가는 공간은 보통, 시간만이 갖고 있다고 믿어지는 힘을 나타낸다.
즉 공간도 시간과 마찬가지로 시시각각 내적 변화를 일으킨다. 그리고 그 변화는 시간에 의해 일어나는 변화와 매우 비슷하지만, 어떤 의미로는 그 이상의 것이다.
공간도 시간과 마찬가지로 인간을 갖가지 관계에서 해방시키고 자유로운 자연 그대로의 상태로 옮겨 놓는 힘을 가지고 있다.
사실 공간은 고루固陋한 속인俗人까지도 순식간에 방랑자와 같은 인간으로 만들어버린다. 시간은 망각의 물이라고 하지만, 여행 중의 공기도 그러한 종류의 음료수인 것이다. 그리고 그 효력은 시간의 흐름만큼 철저하지는 못하더라도 그만큼 효력은 빠르다.“
토마스 만의 <마의 산>의 도입부에 실린 글이다.
옛날이야 그렇지 않았지만, 여행을 떠나는 순간, 퇴폐적으로 말하면
노숙자이고, 좋게 말하면 격식을 하나도 따지지 않는 일종의 자유주의자다.
그렇게 여행을 다니다가 보니, 그곳이 어느 곳이건, 누구와 함께 가든
긴장할 필요가 없고, 계산에 무디다고 할까?
더더구나 아무렇게나 먹고, 아무렇게나 자고,
바라보는 모든 것에 경탄하자는 그 철칙하나를 가지고 다니다가 보니
웬만하면 그냥 지나가지 못할 것이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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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렇게 사는 것이 그리 쉬운가?
몇 십 년의 세월이 흐르고 흐른 다음에야 이만큼이라도 되었으니.
산다는 것, 여행하듯 산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새삼 깨닫는다.
좀 더 마음 내려놓고, 휘적휘적 이 세상을 떠돌다가 돌아가리라 마음먹는다.
오늘은 또 어디를 떠돌다가 돌아올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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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6월 13일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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