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우리땅 걷기 /신정일 대표님 글 모음14

세상은 온통 슬픔이 가득한 곳이다.

산중산담 2017. 7. 24. 16:24

 

세상은 온통 슬픔이 가득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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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시아의 왕 다리우스가 왕비를 잃은 뒤 한없는 슬픔에 잠겨 있었다. 신하들이 대왕을 그 슬픔과 실의에서 벗어나게 하기 위해 세상에 널리 현자를 찾았다.

그때 찾은 현자가 그리스 압데라에 살고 있던 데모크리토스였다. 그가 대왕을 만나러 갔는데, 대왕은 그가 온지도 모른 채 슬픔에 잠겨 있었다.

대왕이시여, 이 종이 위에 적어 놓은 것을 모두 이루어주신다면 왕비마마를 다시 살려 드리겠습니다.”

대왕은 그의 말을 듣고 그의 뜻대로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마지막에 쓰여 있는 것은 아무리 묘책을 짜내도 할 수가 없었다. 그것은 왕비의 비석에 한 평생 동안 한 번도 고통을 맛보지 않은 세 남자의 이름을 적어 넣으라는 것이었다. 이도저도 못하고 있는 다리우스 대왕에게 데모크리토스가 말했다.

세상의 이치를 모르시는 대왕이시여, 세상에서 그런 슬픔을 경험한 유일한 사람이라도 되는 듯이 슬픔에 잠긴 것 같지만 누구에게나 세상은 온통 슬픔이 가득한 곳입니다.”

다리우스 대왕은 데모크리토스의 말을 듣고서 깊은 깨달음을 얻은 뒤 마음의 평정을 회복했다고 한다.

인간의 행복과 불행은 모두 스스로의 마음속에 있다. 현명한 사람은 어느 나라에 있어도 자기 집에 있는 것처럼 여긴다. 고귀한 영혼은 온 우주가 집이기 때문이다.” 라고 말한 데모크리토스는 여행을 좋아했고, 그래서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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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우리 시대의 사람들 중 가장 많은 여행을 하고, 가장 이상한 것들을 찾아다녔으며, 셀 수 없이 많은 하늘과 땅을 보았다. 또한 학식 있는 사람들을 가장 많이 만났다.

기하학적인 도형을 그리고 풀이하는 데 나를 능가하는 사람은 없었으니, 이른바 토지측량학자라고 하는 사람들도 나를 이기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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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상 위에 앉아서 공부만 해서는 어느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다. 현장에 가서 많은 것을 본 뒤에야 문리가 트여서 폭넓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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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모크리토스의 탐구욕이 얼마나 대단했는가를 보여주는 일화가 있다.

데모크리토스가 식탁에서 꿀맛같이 단 무화과를 먹어보고는, 이전에 맛보지 못했던 감미로움이 어디서 오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그 근원을 밝히려고 일어나 무화과를 따 온 자리의 나무 생김새가 어떤가를 보러 갔다.

그의 하녀는 주인이 왜 그렇게 소란을 떨고 있는 이유를 듣고는 그것을 가지고 그렇게 수고하지 마세요.” 하고는 제가 무화과를 꿀 그릇에 담가두었었습니다.” 하였다.

데모크리토스는 하녀 때문에 무화과의 단 맛을 탐구해보려는 기회를 잃고 자기 호기심의 재료를 빼앗긴 것이 분개해서 물러가거라. 기분 나쁘다. 그렇지만 나는 그것이 본래 그런 것으로 보고 그 원인을 끝까지 캐어 보겠다.” 하였다.

그리고 데모크리토스는 잘못된 추측을 고집한 상태로 진실한 이유를 발견하려고 하였다.

어떠한 시인도 영감 없이는 위대해질 수 없다.” 고 말한 데모크리토스는 루크레티우스의 말에 의하면 노령에 이르러 기억력과 능력이 쇠퇴함을 알고 자기 자신의 동작으로 자진하여 운명에게 자기의 목숨을 제공하였다고 한다.

데모크리토스야말로 자기 자신의 삶을 원도 한도 없이 살다간 사람이라 칭해도 무방할 것이다.

이렇듯 나이가 들면 통달하는 사람이 있고, 나이가 들어도 통달은커녕 길 위에서 매일 이것이 맞는가, 저것이 맞는가 하고서 방황하는 사람이 있다. 나도 그 중 한 사람이다.

어떻게 사는 것이 바르게 사는 것인지, 살면 살수록 모르는 것이 삶이다.

그래서 매일 허둥지둥하고 사는 삶, 그 삶이 날이 갈수록 어렵고도 두렵다.

어떻게 살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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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621. 수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