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사람을 평가하다.
이렇게 저렇게 사람을 평가할 때가 있다.
그 사람은 이런 사람이고, 저 사람은 이런 사람,
이 사람은 이런 사람이다.
그 말이 맞고 틀리는 것은 중요하지 않고,
사람들이 모이거나 아니면, 자기 생각에 의하여
사람을 평가하는 것이다.
역사 속으로 사라져간 사람을 평가하기도 하지만
내가 만나는 사람들을 이렇게 저렇게 논하는 것은
굉장히 신중하게 해야 하는데,
자기 기준으로 사람을 평가하다가 보니 많은 오류가 발생하는 것이다.
영문학에 우뚝 솟은 문학인들을 평가한
테리 이글튼의 <영문학 담시>라는 시를 보자.
“초서는 계급반역자였다.
셰익스피어는 대중을 증오했고,
딘은 뒷날 몸을 팔았고,
시드니는 부자 귀공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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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우는 엘리트주의자,
벤 존슨도 마찬가지였다.
바년은 패배주의자.
드라이든은 눈치놀음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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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산더 포우프에게서는
반동의 냄새가 났고,
샘 존슨은 보수당원,
그리고 월터 스코트는 멍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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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울리지는 우익이었고,
‘키이츠는 중류하층계급,
워즈어스는 보비위꾼,
그러나 월리엄 블레이크는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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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킨즈는 개량주의자,
테니슨은 보수당원이었다.
디즈렐리는 대개 취해 있었고,
트롤로프가 진실을 만한 것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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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리 예이츠는 파시스트,
엘리어트와 파운드도 그러했다.
로렌스는 성차별주의자였고,
버지니아 울프는 병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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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음산한 무리 가운데서
딸 수 있는 이름은 세 사람 뿐,
밀튼, 블레이크, 그리고 셸리는
언젠가는 지배계급을 까부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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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문학사에 이름을 남긴 문학인들을 평가했는데,
우리나라 시인이 역사 속의 문학가들을
평가할 수도 있지만, 살아 있는 작가들을 평가한다면
어떤 반응들이 나올까?
보수와 진보, 좌파와 우파, 수많은 이야기들이 나올 것이고,
결국 치고 받는 설전이 이어질 것이다.
‘나하고 생각이 같으면 군자, 나하고 생각이 다르면 소인’
이런 시대에 누가 누구를 나무라고 칭찬할 것인가?
어렵고도 어려운 것이 이와 같은 난세를 살아가는 방법이고,
더욱 어려운 것은 사람이 사람을 평가하는 방법이리라.
그래서 날이면 날마다 흐린 세상을 어정거리며
살고 있는, 그대, 그리고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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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7월 초하루,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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