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를 짧은 시간에 개혁하는 일은 가능한가?
새로운 왕조는 자손 대대로 이어나가기를 원하는 정책을
자기의 전 생애를 다해 펼쳐나간다.
현대판 봉건왕조인 북한은 대대손손 이어나갈 세습을 하고
그들의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그들만의 방식으로 개혁을 해나간다고 선전하고 있다.
또한 세계 모든 나라에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면
4년이나 5년, 혹은 8년이라는 임기 내에 그들의 설정한
국가 개혁의 청사진을 가지고 임진무퇴의 정신으로 개혁을 하고자 한다.
우리나라의 지나간 정권의 예를 보아도 그렇다.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그 모든 대통령들이 저마다 다른 청사진을 제시하며 국가를
대 혁신, 개혁하겠다고 하였다. 하지만 그들의 뜻대로 된 것은 그리 많지 않았다.
이상과 현실의 괴리, 그것은 고금 이래
세상의 바꿀 수 없는 진리眞理이기 때문이다.
독일의 철학자 니체의 글은 그런 의미에서 이 시대에도 큰 울림이 있는 글이다.
“종전의 질서가 모두 낡아서 우리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에 국가에 새로운 질서와 개혁이 필요하다고 선동하는 정치적 공상가들이 있다.
그들은 혁명이나 개혁을 주장하고 또 실천하면 순식간에 새로운 나라가 아름다운 신전처럼 우뚝 세워질 것이라는 공상에 빠져 있는 것이다.
그러나 국가를 개혁하는 일은 위험한 일이다. 그런 일은 오래 전에 못쓰게 되어 골동품처럼 되어버린 일에 기적을 바라면서 선을 이끌어내려는 시도와 다를 바 없다. 그들 정치가들은 사회악이 교육제도의 잘못에서 비롯되었다는 장 자크 루소의 미신 같은 이론을 신봉하고 있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국가의 개혁이라는 것은 역사적으로 이미 터무니없는 발상이며, 처참하게 매장된 낡은 이론이라는 것이 판명된 지 모래다.
따라서 국가의 개혁은 난폭한 에너지를 다시금 분출시키는 역효과를 낼 뿐이다. 물론 나라를 새롭게 가꾸겠다는 개혁이 사회악에 지친 국민들에게는 다소 위로처럼 느껴질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정치적으로 성공할 수 없다는 사실을 우리는 역사의 경험에 의해 잘 알고 있다.
볼테르의 논리 정연한 이론이나 루소의 잠꼬대 같은 논리가 개혁을 낙관적으로 여기게 할지도 모르지만, 나로서는 국가를 바꾸겠다는 의도 자체를 향해 ‘뻔뻔스러운 짓은 집어치워라.’ 라고 외치고 싶다.
어느 나라든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면 국민 계몽이나 진보적인 발전 따위에 관한 청사진을 늘어놓게 마련이지만, 그런 것들은 정치적으로도 이미 오래 전에 폐기 된 낡아빠진 것이다. 도대체 국가를 무엇으로 어떻게 바꾸겠다는 말인가?
국가의 경우, 혁신적 사고방식이 정리된 뒤라야만 반드시 제도의 혁신이 뒤따라 오는 것은 아니다. 그동안 선배 정치인들은 오랫동안 황폐한 낡은 집에 살면서 주택난 때문에, ‘개혁’을 깊숙이 보관해 두었다.
또한 국가가 관리하는 교육제도 역시 늘 뜻은 컸지만 항상 평범한 결과에 머물고 말았다. ‘넓은 부엌에서는 평범한 요리 밖에 만들 수 없다.’는 것이 진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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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의 <국가를 개혁하는 일은 가능한 일인가>라는 글이다.
엄청난 개혁의 청사진을 제시하는 것은 실제로 그 지방을 샅샅이 답사를 하거나 걷지도 않은 사람들이 길을 만드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탁상공론, 말 그대로 책상 위에 넓은 지도를 펼쳐놓고 죽죽 금을 그어 나가며 나라를 개조하겠다는 방식, 그게 4대강 사업이었고, 문화융성 사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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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가 씨를 뿌리고 자기 시대에 자기가 거두려는 그 조바심을 버려야 한다.
세상의 모든 일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
첫 단추를 바르게 채워야 하고, 더디 가더라도 바르게 가야하며,
한 발 한 발 천천히 걷는 걸음이 먼 길을 오래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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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은 부엌에서는 평범한 요리 밖에 만들 수 없다.’는 그 진리를 소홀이 할 때 훗날 일은 벌여놓고 아무런 성과도 없는 일이 되는 어처구니없는 일을 당하게 된다. 그런 일을 당하지 않으려면 실현 가능한 정책을, 가까운 몇 사람이 아닌 나라 곳곳의 숨은 인재들에게서 조언을 받아 펼쳐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면서도 성공할 수 있는 개혁의 첫걸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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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시기를 잘 헤쳐 나가서 모든 사람이 더불어 행복한 나라를 만들어주기를 갈망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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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7월 12일,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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