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우리땅 걷기 /신정일 대표님 글 모음14

소리 없이 지는 나뭇잎이 겨울을 알리고,

산중산담 2017. 11. 22. 14:21

 

소리 없이 지는 나뭇잎이 겨울을 알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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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도 저기도 사위어 가는 나뭇잎들

떨어진 낙엽,

소리 없이 지는 나뭇잎이 겨울을 알리면서

가을에서 겨울로 전이해가는

시절의 풍경이다.

그 풍경 속을 거닐며,

옛 사람은 시 한편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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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기운 아득하고 사방 산이 비었는데,

소리 없이 지는 나뭇잎이 땅 가득 붉구나.

시냇가 다리에 말 세우고 갈 길을 묻노라니,

이 내 몸이 그림 속에 있는 듯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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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봉 정도전의 <김거사의 시골집을 찾아가며,> 라는 시 전문이다.

잠시 살다가 간다.

봄인가 싶으면 여름이고,

여름인가 싶으면 가을이며,

가을인가 싶었는데, 찬바람 부는 겨울이다.

그 잠시가 어떤 땐 너무 길고 쓸쓸하다가도

금세 봄바람 부는 봄이고,

봄이다 싶으면 돌아간다.

인생에 행복한 순간 얼마나 되리,

석주 권필이 그의 스승인 송강 정철의 무덤을 찾아갔다가

<정송강의 묘를 지나면서 느낌이 있어>라는 시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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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산 나뭇잎 지고 비는 부슬부슬,

재상의 풍류가 이렇게 적막하네,

슬프다, 술 한 잔 다시 내기 어려우니,

지난 날 그 노래가 오늘 아침 일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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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의 부귀영화도 지나고 나면 그 뿐,

허망하기 짝이 없듯,

인생에 봄날은 짧고,

그저 살고 살다가 돌아가는데

어떻게 살 것인가?

이미 정해져 있다.

순간순간을 후회 없이 살다가 가는 것,

그것이 인생이라는 것을

늦가을 지는 나뭇잎을 보며 안다.

지는 것은 또 다른 탄생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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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15, 수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