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일어나 듣는 한 마디 말,
새벽에 일어나 <취고당검소>를 읽는다.
지나가는 바람이, 지나가는 구름이 나에게 말을 건네듯
한 마디 한 마디 내 가슴을 열고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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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불지 않아도 찰랑거리는 물결,
내 안의 참됨(佛性)을 깨닫는 꿈,
이들 모두가 올바른 마음을 증진시킬 수 있으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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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맑고 소탈하게,
우스갯소리는 진솔하고 꾸밈없게,
사람을 대할 때는 소박한 예의로, 교제는 간소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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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이 내게 베푼 은혜는 늘 마음속에 잊지 미라.
다른 이에 대한 원한은 잊어버리고 기억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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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심을 방종하게 하면 안 되고,
분노를 남겨서도 안 되며,
말을 격렬하게 해서도 안 되며,
술이 지나쳐도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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툭툭 던지듯 말하는 그 한 마디, 한 마디가
가슴을 열고 들어오는 시간은 새벽에 제격이다
“울지 마라, 화내지 마라, 이해하라.”
스피노자가 문득 내 가슴을 열고 들어와
한 마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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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울고 싶을 때 울어야 하고, 화도 내야하고,
이해 할 수도 없는 것이 삶이 아닌가?
‘바람이 불지 않아도 찰랑거리는 물결’ 같은 삶이면서
순식간에 지나가는 바람 같은 삶,
고해苦海의 바다인
그 삶을 그저 ‘허허’ 하고 웃어버리며 살 수는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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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0월 31일, 화요일, 시월의 마지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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