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백년이란 바람 앞에 등불 같은 것을,
손백예孫佰翳는 정열을 세속 밖에 쏟고, 뜻을 산골짝에 두었다.
왕영군王令君. 범장군范將軍과 평소 교분이 깊어,
왕과 범이 양대 조정에 정승으로 있으면서 벼슬을 시키려하자,
손백예가 다음과 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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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백년이란 마치 바람 앞에 등불과 같아서,
정신을 화평하게 하고 천성을 수양하면서,
거문고와 술에 정을 붙여야하는데, 어찌 기웃거리며
그처럼 고된 세상일에 끌려 다니겠는가.
이는 혜강도 견디지 못한 일인데, 나 역시 하지 못하겠노라.“
<하씨 어림>에 실린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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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나라의 관사복管師復은 대대로 용천龍泉에 살면서
호원胡瑗과 어울려 사귀고 와운臥雲선생이라고 호를 지었다. 인
종仁宗이 사복을 불러서 물었다.
“경의 소득은 어떤가?“
그러자 사복이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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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락에 가득한 구름은 갈아도 끝이 없고,
맑은 물에 담긴 달은 낚아도 흔적이 없는 것이 저의 소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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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대답한 그는 끝내 인종이 주는 작명爵名을 받지 않았다.
<문기유림>에 실린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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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슬과 명예, 그리고 권세를 초개같이 여기고
스스로의 삶의 자유를 추구하며 살았던 옛 사람들의
생애를 회고해보면 어떻게 사는 것이
잘사는 것인지를 알 수 잇을 것이다.
그런데도 가끔씩 권력이나 황금에 한눈을 팔아서
이 체면, 저 체면 다 구기는 사람들이 많다.
“달빛 아래 드러누워 술을 깨고 나니
꽃 그림자 어지러이 옷깃에 떨어졌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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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백이 쓴 이 시를 두고 어떤 사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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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얼음을 담은 항아리에다 넋을 씻은 듯하다‘
고, 하였는데, 나 역시 어둡고 탁하고 욕심 많은 마음을
얼음을 담은 항아리거나 세차게 흐르는 시냇물에
가끔씩 담가 허물을 씻어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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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0월 27일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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