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우리땅 걷기 /신정일 대표님 글 모음14

새의 깃털과 같이 마음이 자유로운 영혼은 가능한가?

산중산담 2017. 11. 22. 14:38

 

새의 깃털과 같이 마음이 자유로운 영혼은 가능한가?

대부분 인간의 삶은 희망보다 더 걱정에 더 적합하게 길들여져 있다.

실낱같은 가녀린 희망이거나 아침이 동 터 오르는 듯한 찬란한 희망보다.

어쩌면 안 될 것 같고, 가다가 문득 무너져 내릴 것 같은 걱정에

긴 밤을 새우는 때가 많은 것이다.

오지도 않은 미래, 이미 가버린 나날에 대한 회한,

그래서 이런 걱정, 저런 걱정에 날을 새우는 그런 사람들에게

프란츠 카프카가 한 마디 말을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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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래의 일만을 걱정하고 있는 사람은

현재의 순간만을 걱정하고 있는 사람보다 생각이 깊은 사람인 것으로

사람들은 오해하고 있다. 그러나 그 사람은 사실은

현재의 순간조차 걱정하지 않고,

다만 그 순간의 계속만을 걱정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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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일이나 지금의 일이나 걱정은 걱정이다. 그 걱정은 누가 하는가,

누구도 대신해서 해주지 못하고, 본인, 곧 자기만이 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 근심이나 걱정을 그만둘 수 있는 방법이 있는가? 아니다. 그것은 불가능하다.

사람들이 찬양하는 바쿠스의 온갖 혜택 중에서도 최고의 혜택은

근심 걱정을 쫓아주는 것이에요. 하지만 그것도 잠깐 뿐이지요,

왜냐하면 술에서 깨는 순간,

사람들 말마따나 근심 걱정이 바람같이 되돌아오니까요.”

에라스뮈스의 <바보 예찬>에 나오는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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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도 저래도 벗어날 수 없는 근심과 걱정은 인간에게 꼭 필요한 것인가?

불필요한 것인가? 아우렐리우스는 다음과 같이 인간에게 조언하고 있다.

우리를 괴롭히는 걱정거리들 중 많은 것이 불필요한 것들이다.

그런 걱정은 스스로 만들어낸 것이니 스스로 없앨 수 있다.

좀 더 넓은 곳으로 나아가 생각이 우주 전체를 압도하게 하고

영원이라는 끝없는 범위에서 생각하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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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고 소소한 것이 아니고, 가족이나 개인이 아닌 전체나, 나라를 위한 것,

지구를 위한 커다란 것에 대해 걱정을 하고

마음을 새의 깃털과 같이 가볍게 해야 자유로워 질 것인데,

나는 너무 소소한 것에 마음을 쓰고 그래서 걱정이 많아진 것이다.

그 마음을 바꾸고 살아가야 하는 시점,

이런 저런 근심과 걱정들이

마음을 얽어매어 운신의 폭을 좁히고 있다.

나도, 그대도, 아니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근심 걱정의 사슬을 과감히 끊고,

먼 대양으로 자유롭게 늠름하게 나아갈 때

새로운 세상이 오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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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26일 목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