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우리땅 걷기 /신정일 대표님 글 모음15

내 마음대로 사는 것이 가장 잘 사는 것이다.

산중산담 2018. 4. 26. 20:20

 

내 마음대로 사는 것이 가장 잘 사는 것이다.

 

청나라 사람 호씨 중에 말을 끄는 마부馬夫가 있었다.

그런데 그의 동생은 형부상서라는 고위 관직에 있었다.

사람들이 그에게 물었다.

“당신의 동생은 그처럼 존귀한 사람인데,

어찌해서 당신은 마부가 되어 살고 있는가?”

그러자 그가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내 동생이 비록 그런 지위에 있지만,

죽고 사는 것이 남에게 달린 몸이라 내일이 어찌 될지 모른다.

나는 수레 한 채를 가지고,

그것을 부려 돈을 얻고 배부르게 먹고 산다.

가고 멈춤을 내 마음대로 하여 천명天命을 마칠 것이니,

이것으로써 저것과 바꾸지 않는 것이다.

어찌해서 사람을 천한 일이나 마부로만 보는가?“

조선 중기의 실학자인 성호 이익의 <성호사설>에 실린 글이다.

날 때에는 먼저 난 사람이 있고, 늦게 난 사람이 있다.

그러나 태어나는 것과 달리 가는 것은 순서가 없다.

마찬가지로 같은 배에서 태어난 형제들이지만

살아가는 방법은 저마다 다르다.

잘 살고 못사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어떤 마음을 가지고 어떻게 사는가가 더 중요시되어야 하는데,

세상이 세상인지라 조금만 모자라도 마음 편히 살 수가 없다.

다른 사람들은 다 잘살고 있는 것 같은데,

내가 이렇게 살아도 되는가?

그래서 매일, 매일이 조바심의 연속이고,

그래서 자기 연민이 많은 것이 이 시대의 특징이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사는 것

가장 잘 사는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현실에서는 항상 전전긍긍하면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 사람들 속에서 그렇지 않은 척 하면서도 자유스럽지가 않지만,

누가 뭐래도 내 운명을 받아들이고, 자족하면서 사는 삶,

그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2017122일 토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