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란 고해苦海의 길을 걷는 것과 같다.
새벽에 일어나 삶이란 무엇인가? 생각한다.
사람이 태어나고 살다가 죽는 것,
그 과정 속에서 몇 사람과 인연을 맺고 살다가 잊혀지는 것,
그 것 이외에 또 무엇이 있다는 말인가?
그 ‘삶’을 두고 사람들은 이렇게 저렇게 평했다.
“삶이란 끔찍한 것이라네. 그건 우리 탓은 아니지만
그래도 우리가 책임을 져야 하네. 태어난 것 자체가 죄란 말이야.”
헤르만 헤세가 <황야의 이리>에서 한 말이다.
“만약 인간에게 영원한 의식이 없다면, 만약 모든 사물의 근저에 격정적인 어둠의 소용돌이 속에서 훌륭하고 하찮은 모든 사물을 산출하는 원시적이고도 격렬한 어떤 힘만이 있을 뿐이라면, 만약 아무 것으로도 채울 수 없는 헤아릴 수 없는 모든 공허가 사물들 저변에 있다면, 도대체 삶이란 절망 이외의 그 무엇이란 말인가?”
‘우수의 철학자’로 알려진 키르케고르의 말이다.
“삶이란 순수한 관조이며, 직관 속으로 몰입하는 것이고,
객체 속에서 자신을 상실하는 것이며,
모든 개별성을 망각하는 것이다.”
독일의 철학자인 쇼펜하우어의 말이다.
그렇다면 자신의 최후를 바다에서 자살로 마감한 버지니아 울프는
삶에 대해 어떤 말을 남겼을까?
“삶이란 무엇인가? 이런 것인가? 저런 것인가?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 우리가 인간으로 태어나서
이런저런 것을 느끼고 누군가와 무엇인가를 사랑하며 살아간다는 것,
이것의 의미는 무엇인가”
울프가 살아 있는 동안 고민했던 것들이고, 그 고민들을 풀고 풀다가
풀지 못한 채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살아도, 살아도 알 수 없는 것이 삶이다.
미완未完, 더도 덜도 아닌 그게 답인 삶이라는 것,
그 삶이 현재 어느 순간에 있건 간에 시간은 쉬지 않고 흘러갈 것이고,
결국 극장의 막이 내려오는 순간을 맞이할 수밖에 없는 것이 인간이다.
나는 삶에 대해 이렇게 말하고 싶다.
“삶이란 고해苦海의 길을 걷는 것과 같다.”고
앞도, 뒤도, 트이지 않은 캄캄한 어둠,
그 어둠 속으로 희미한 길,
운명적으로 가야 한다고 정해 진 길,
그 길을 가고 또 가는 것도 쉽지 않지만
멈출 수도 없는 길 위에 선 나그네가 인간이라고‘
인간의 삶이란 ‘바다를 향해 쉬지도 않고 달려가는 강물과도 같다’는데
달콤함은 잠시고, 쓰디 쓴 나의 삶은 어디를 향해
흘러가고 있는 것일까?
2017년 12월 14일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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