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술년 섬기행, 여수 향일암과 비렁길이 있는 여수 금오도 답사
2018년 3월 둘째 주인 3월 9일(금)에서 11일(일요일)까지 한국의 섬 기행을 여수에 있는 향일암과 금오도의 비렁길로 정했습니다.
“겨울 바다에 가서 보았지”라는 김남조 시인의 시 구절과 같이 작은 섬 곳곳이 숨은 보석처럼 빛나는 금오도의 비경을 샅샅이 보기 위해 갑니다.
“혼자서 아무 것도 가진 것 없이 낯 설은 도시에 도착하는 꿈을 나는 몇 번씩이고 꾸었었다. 그리하여 나는 그곳에서 겸허하게 아니 남루하게 살아 보았으면 싶었다.”라고 프랑스의 산문작가이자 알베르 까뮈의 스승이었던 쟝 그르니에가「케르켈렌 군도」에서 묘사했던 것처럼 나의 삶 자체가 매일 매일 떠나고 싶은 그 열망 하나로 살았다고 볼 때 그 대상지로 가장 적합한 항구는 여수가 아니었을까? 그것도 다른 지역의 동백꽃이 피기도 전 전라선 완행열차를 타고 여수역에 내려 오동도를 향해 터덜터덜 걸어가는 그 꿈들을 나는 얼마나 자주 꾸었던가. 그 이유는 아무래도 내 젊음의 불안이 극도로 혼란스러웠던 시절 친구 최대길과 훌쩍 떠나서 여수 바닥을 누볐던 그 연유 탓인지도 모른다. 그 꿈을 다시 꾸기 위해 여수 답사를 준비하고, 잠들기에는 조금 이른 밤 열시 오랜만에 만나 서로 인사를 나눈 후 17번 국도에 접어들었다. 남원, 구례를 지나 순천을 벗어나며 꿈속에선 듯 밀려오는 파도소리와 갯내음에 어느덧 흔들림은 멎고 새벽 어둠속에 돌산도의 끄트머리에 닿았다.
해돋이의 명소로 널리 알려진 영구암(靈?庵)은 돌산읍, 용림리 금오산 중턱에 있는 절로서 사람들에게는 향일암(向日庵)으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선덕여왕 13년에 원효대사가 창건했을 당시에는 원통암으로 불리었으며 고려 때 윤필거사가 중창한 뒤에는 금오산의 이름을 따서 금오암으로 바꿔 불렀다. 임진왜란 때에 승군의 본거지로 사용되었던 영구암이 향일암으로 이름이 바뀐 것은 일제 때였다는 말이 있다. “일본을 바라보자”라는 뜻으로 향일암으로 지어졌다는 말의 한 편에서는 한려수도 중에서도 가장 넓게 펼쳐진 바다에서 떠오르는 천하절경의 해돋이를 볼 수 있기 때문에 향일암이라고 붙여졌다는 말도 있다.
<나를 찾아가는 하루 산행> 중에서
“비렁"은 "벼랑"의 여수 사투리로 본래는 주민들이 땔감과 낚시를 위해 다니던
해안 오솔길이었습니다. 비렁길은 1코스 ~ 5코스와 금오도 종주 길로 되어있습니다.
금오도는 조선시대 고종임금님께서 명성황후가 살고 있던
명례궁에 하사했으며 명례궁에서는 이곳에 사슴목장을 만들어
일반사람들의 출입과 벌채를 금했다고 합니다.
자라를 닮은 섬이라 하여 이름 붙은 ‘금오도‘는
조선시대에 금오도는 궁궐을 짓거나 보수할 때, 임금의 관을 짜거나 "판옥선"등
전선戰船의 재료인 소나무를 기르고 가꾸던
황장봉산이었습니다. 그런 연유로 원시림이 잘 보존된 곳으로
숲이 우거져 검게 보인다 하여 "거무섬"으로도 불리웠습니다.
서울 포수들이 이 포구에서 첫 번째로 사냥을 했다는 두포와 옛날 신선이 노닐었다는 신선대, 두 개의 바위가 문처럼 되어서 그 사이로 배가 다니는 문바구 가 있는 금오도에 옥녀가 비단을 짜는 듯한 형국의 옥녀봉이 있습니다.
금오도와 연결된 안도는 지형이 기러기처럼 생겼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입니다.
금오도 비렁길은 최근 2, 3년 새 널리 알려진 트레킹 코스로 차자동차 길이 생기기 전에 섬사람들이 바닷가 벼랑을 따라 오가며 삶을 꾸려가던 길입니다. 자동차길이 생기면서 사람들이 왕래하지를 않아서 잊혀졌다가 최근에 나라 안에 조성된 트레킹 코스 개발 붐이 일어나 새롭게 각광받고 있습니다.
비렁길은 총연장 18.5km이며 모두 5개 코스로 나뉘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스물한 번째로 큰 섬인 금오도에는 1600여 명의 주민이 살고 있습니다.
금오도의 특산물은 방풍나물과 전복, 가시오가피등
여러 가지 해산물이 많?? 나는 섬이 금오도입니다.
금오도를 걷다가 어느 순간에 이 지상에는 없는 <행운의 섬>을 만날지도 모릅니다.
“찰나의 한순간이 지난 다음에 내가 나 지신보다도 더 깊숙이 자리 잡은 그 존재의 내면으로 또 다시 달려가지 않을 수 있겠는가?
바다 위를 하염없이 떠도는 꽃들이여, 거의 잊어버리고 있을 때 쯤에야 다시 나타나는 꽃들이여, 해조들이여, 시체들이여, 잠든 갈매기들이여, 뱃머리에서 떨어져 나오는 그대들이여, 아, 나의 행운의 섬들이여,! 아침의 충격들이여, 저녁의 희망들이여, 내가 또한 그대들을 언제 다시 볼 수 있으려나? 오직 그대들만이 나를 나 자신으로부터 벗어나게 해주는구나. 그대들 속에서만 나는 나를 알아볼 수 있었으니, 티 없는 거울이여, 빛없는 하늘이여, 대상없는 사랑이여......,“
쟝 그르니에의 <섬> 중 ‘행운의 섬“과 같은 그런 섬을
금오도와 안도의 섬을 천천히 거닐며, 한려수도의 그림 같은 한려수도의 경치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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