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우리땅 걷기 /신정일 대표님 글 모음15

경계하고 또 경계하며 살아야 할 이 세상에서,

산중산담 2018. 4. 27. 00:23

 

경계하고 또 경계하며 살아야 할 이 세상에서,

 

말 한마디, 한 마디가 가끔 세상을 들썩이게 만들고,

그래서 이도저도 못하는 난처한 경우에 처할 때가 있다.

조심하고 조심하다가 그 한마디 말 때문에,

모든 것을 잃는 경우가 있다.

한 마디 말이 그러할 진대, 조금 아는 것을 아는 체 하거나,

알량한 지위를 가지고 설치고 자만하다가

난처한 경우에 빠질 때가 더러 있는 것이다.

조심하고 또 조심할 일이다.

공자가 주나라 태묘太廟를 구경하는데, 오른쪽 계단 앞에

금속으로 만든 동산이 하나 놓여 있었다.

그 동상은 입이 세 겹이나 꿰매어져 있었고, 등에는 이런 명문이 적혀 있었다.

옛 사람을 경계시키던 말이라, 경계 할지니라, 경계 할지니라,

말을 많이 하지 말라. 말이 많으면 일을 그르친다.

많은 일을 욕심내지 말라., 일이 많으면 근심도 많다.

편안하고 즐거울 때 반드시 조심하여 후회할 일을 짓지 마랄.

무엇이 손해 나리요라고 말하지 말라., 그 화는 커질 것이다.

무엇이 해로우리요라고 말하지 말라, 그 화는 장차 크리라.

무엇이 잔혹하리요라고 하지 말라, 그 화는 장차 불 꽃 같으리라.

아무도 못 듣겠지 라고 말하지 말라. 하늘의 요괴가 지켜보고 있다.

번쩍번쩍 꺼지지 않고 활활 타오르니 어찌할거나.

막힘없이 출렁출렁 장차 강하江河처럼 되리라.

끊임없이 이어져 장차 그물처럼 되리라.

푸르고 푸르러 베어지지 않는다고 하나, 장차 큰 도끼를 만나면 어찌하려나,

진실로 조심하지 않으면 화의 뿌리가 되리라.

말이 무엇을 상하게 하는가? 바로 화의 문이로다.

강하기만 한 자는 제 명에 죽지 못하고, 이기기만을 좋아하는 자는

반드시 적을 만나리라.

도둑이 주인을 원망하고 백성이 그 귀인을 해하리라.

천하를 다 덮을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군자라면 알아야 한다,

그 때문에 자신을 뒤로 하고, 자신을 낮추어 사람들이

그를 사모하게 하는 것이다,

암컷처럼 물러서며 낮은 것을 택하여,

그가 스스로 대적하려 들지 않게 하여야 한다.

사람들은 누구나 저것을 좇을 때, 나는 홀로 이것을 지키며,

많은 무리가 미혹에 빠져도 나는 마음을 옮기지 않으며,

나의 지식을 깊이 감추어 사람들과 재주를 다투지 말지니라.

내 비록 존귀하나 사람이 나를 해치지 않게 하라.

무릇 강하가 모든 물의 왕이 될 수 있는 것은 바로

스스로를 낮추기 때문이다.

하늘의 도는 따로 친한 것이 없고, 항상 선한 사람의 편에 선다,

경계 할지니라, 경계 할지니라.“

공자가 이 글을 읽고 제자들을 돌아보며 이렇게 말했다.

기록해 두어라! 이 말은 비록 비속鄙俗하기는 하지만

사정에 꼭 맞는 것들이다.

<시경詩經>두려워하고, 조심하여 마치 깊은 물가에 임한 듯이,

마치 얇은 얼음을 밟듯 하라고 하였으니,

이와 같이만 한다면 어찌 입으로 인해 화를 만나겠느냐.“

유향이 지은 <설원說苑>에 실린 글이다.

다산 정약용의 자호가 여유당與猶堂이다.

그 호는 바로 <시경>의 이 대목에서 따온

겨울 냇물을 건너듯 네 이웃을 두려워하라.’였다.

그렇게 조심하고 조심하면서 살고자했는데도,

다산의 후 반기 생은 가시밭길의 연속이었으니,

고대 로마의 정치가이자 철학자인 플리니우스도 말했지 않은가?

불확실성보다 더 확실한 것은 없고,

인간보다 더 가련하고 오만한 것은 없다.” ,

조심하고, 조심하면서 살고,

강이 낮은 곳으로만 흐르듯 낮은 곳에 임하면서 살아야겠다.

자연스레 흐르는 강물을 보면서,

 

 

201828일 목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