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삶에 무엇이 가장 중요한가?
어느 날 한 청년이 소크라테스를 찾아와서 물었다.
“나처럼 아무 것도 가진 것이 없는 사람도 행복할 수 있습니까?”
그의 말을 들은 소크라테스는 갑자기 청년의 머리를
물속에 쳐 박고 힘껏 누르기 시작했다.
살기 위해 발버둥 치던 청년을 한 참 만에 물속에서 꺼낸 소크라테스가
청년에게 물었다.
“이 세상에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인가?”
“숨 쉴 수 있는 산소입니다.”
“황금 덩어리가 소중한가? 산소가 소중한가?”
“그걸 질문이라고 하십니까. 산소가 더 중요하지요.”
“그러면 자네는 황금 덩어리보다 소중한 것을 많이 가졌네.”
산소가 부족해서 산소의 고마움을 안 사람에게는
산소가 있는 것만도 고마운 일이고,
배가 고파서 허덕이던 사람에게는 배만 부르면 더 이상 여한이 없다.
가시덤불이 우거진 숲속에서 길을 잃고 헤매던 사람은
길만 찾아도 행복이다. 그 행복은 아주 가까운 곳에 있으며,
사소한 것에서 찾을 수 있는데, 그 행복이 곁에 있어도 찾지 못하는 데에
세상의 비극이 존재하는 것이다.
“자기가 가진 것보다 더 좋은 것을 원하는 사람은 눈 뜬 장님과도 같다”고
말한 독일의 문호 괴테는 젊은 시절에 멜크라는 친구를 사귀었고,
그로부터 들은 말을 가끔씩 회고했다.
“사람의 삶을 더럽히고 좀 먹는 것은
행복을 원하는 천한 욕심 탓이다.
이 욕심을 끊고 탐내지 않는 사람만이
삶을 극복하는 참된 승리자가 될 것이다.“
소크라테스의 제자인 플라톤은 말했다.
“우리들의 삶에서 열광할만한 것은 없다.“
그 말이 젊은 시절에는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
나이가 들수록 맞다는 것을 절실히 체감한다..
이 것 저것 사소한 일에 몰두하여 보내다가
어느 순간 그 모든 것이 부질없어 질 때
그 때에야 삶의 덧없음을 인식하는 것이다.
중국의 문장가 도연명은 <정신의 풀이(神釋)>라는 시에서
삶의 덧없음을 다음과 같이 노래했다.
“자연의 조화造化는 힘을 사사로이 쓰는 일 없고,
만 가지 이치는 수없이 엄연히 드러나 있다.
사람이 천天. 인人. 지地의 삼재三才 가운데 끼는 것은
어찌 내가 있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그대들과 비록 다른 물건이라고들 하지만
나면서부터 서로 붙어 의지하여 왔다.
서로 결탁하여 공존共存을 기뻐하여 왔으니
어찌 얘기해 주지 않을 수 있겠는가?
삼황三皇은 위대한 성인聖人이시지만
지금 어느 곳에 살아 있는가?
팽조彭祖는 오래도록 살기를 좋아하였지만,
영원히 살지 못하고 죽어버렸다.
늙은이나 젊은이나 다 같이 죽을 것이니
현명하고 어리석음을 더 ?弧? 게 없게 된다.
매일 같이 술에 취해 있으면 이런 것을 잊게 될 런지 모르지만
그러나 그것은 목숨을 재촉하는 것이 아닐까??
선善을 행하는 것도 언제나 기뻐할 일이기는 하지만
누가 그대를 위하여 기리어 준단 말인가?
골똘히 생각하는 것은 우리 삶을 해치는 것이니
운명에 맡기어 되는대로 살아감이 옳을 것이다.
세상의 위대한 변화 속에 물결치는 대로 따르면서
기뻐하지도 않고 두려워하지도 않는 것이다.
응당히 다할 목숨이라면 그대로 다하게 둠으로써
홀로 많은 걱정 다시 하지 말게나.“
누구든 태어나는 순간 돌아가는 그 문을 향해 돌진하고 있다는 사실,
너무 슬퍼하지도. 너무 기뻐하지도 않으면서,
나에게 주어진 삶을 운명이라 여기며
살아가리라 마음먹는다.
길에서 길을 찾고, 길에서 나를 찾으리라는 그 욕심마저
내려놓고 천천히 걸어 갈 길이여, 삶이여!
2018년 2월 21일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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