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우리땅 걷기 /신정일 대표님 글 모음16

자연이 되기 위해 자연 속으로 간다.

산중산담 2018. 4. 27. 13:39


자연이 되기 위해 자연 속으로 간다.


 

희망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희망이 없는 것 같기도 한 시대의 새봄에

자연 속으로 들어가 자연이 되어 하루를 보내기 위해

이런 저런 생각에 잠기는 새벽,

자연에 대해 생각한다.

 

모든 생명에게 자연은 어머니요, 양식이다.

돌아갈 수 있는 집이요,

마지막으로 돌아가 쉴 수 있는 고향이다.“

철학자 박이문의 <아포리즘>에 실려 있는 자연,

꽃피고, 새 울고, 강물 흐르는 섬진강,

그 강을 따라 걸으며 나는 무엇을 생각할 것인가,

우리는 무엇을 알 수 있는가.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우리는 무엇을 희망할 수 있는가?“

독일의 철학자인 임마누엘 칸트의 물음이

이 시대에도 유효한 것인가?

 

푸른 하늘, 푸른 강물,

그리고 형형색색의 옷을 입고 봄 강을 따라 걷는

우리 모두 자연이 될 것인데,

그 자연 속에서 나는 워즈워스의 시 한편을 음미하리라.

나와서 세상의 빛을 받아라.

자연을 그대들의 교사로 하라.

자연은 손에 넣기 쉬운 재부로 가득 차 있으니,

우리의 마음과 정으로 축복을 주라.

또 건강이 발산하는 자연적 지혜와

명쾌한 기분이 발산하는 진리를,

 

봄의 숲으로부터 느끼는 감정이라 할지라도

인간에 대하여. 도덕적 선악에 대하여,

모든 성자보다도 더 많은 것을 그대들에게 가르쳐 주리라.

 

자연이 주는 지식은 감미롭도다.

인간의 꼬치꼬치 캐는 지성은

세상의 아름다운 모습을 도리어 그르칠 것이니,

 

과학과 예술은 이만하면 족하다.

저들 열매도 맺지 않는 꽃잎일랑 지워버려라.

나오라, 관찰하고 감수하는 심장을 가지고 오라.“

워즈워스 <큰 뜻 大意>

 

자연 속에서는 큰 뜻도 작은 뜻도 한낱 자연이리니,

자연 속에서 자연이 되고, 꽃이 되고, 산이 되고,

강물이 되는 자연의 순리를 따라

거닐다가 돌아올 섬진강,

그 물소리 시공을 뛰어넘어 들리는 것 같은데,

 

20183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