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우리땅 걷기 /신정일 대표님 글 모음16

나도 그대도 이기주의자가 아닌가?

산중산담 2018. 4. 27. 13:42


나도 그대도 이기주의자가 아닌가?


 

자기 이익을 위해 산다.

더도 덜도 아닌 맞는 말이다.

그렇게 자애롭고 남을 위하는 것 같은 사람도

조금만 자신에게 손해가 난다 싶으면 한 치도 양보하지 않는 시대가

오늘의 이 시대인 것을 잘 알면서도

가끔씩 그런 시대적 사실에 암담할 때가 있다.

나 역시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그렇게 이기주의로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기주의가 아닌 모두가 더불어 사는 공동체를 만들어가며

살 수는 없는 것일까?

 

우리가 그토록 바라는 세상이 오더라도

여전히 남아 있는 것은 이기주의.

 

그것은 감기 바이러스와 같은 것이어서

늘 새로운 옷으로 갈아입고 전염시킨다.

 

전염경로인 공기와 물을 없앨 수도 없는 일,

오직 마음을 개조시킬 수밖에 없는 일,

 

그것의 유일한 방법은 인류 최고의 무기인 사랑이다.

그 사랑은 만능열쇠처럼 어떠한 마음도 열 수 있다.“

체 게바라의 <이기주의>란 시 한 편이다.

 

자기 자신의 안일보다 세상의 자유와 평화를 갈망하며

살다가 비운의 최후를 맞은 체 게바라가

살아서 오늘의 이 시대를 바라본다면 어떤 말을 할까?

사랑이 너무 메마른 시대라서 그럴지도 모르지만

아닐 것이다. 사랑은 여기저기 범람하고 있는데,

그 사랑의 많고 적음이 문제가 아니라

그 사랑의 진정성이 결여된 시대라서 그럴 것이다.

 

더구나 지금이 어떤 세상인가?

나하고 생각이 같으면 군자고, 나하고 생각이 다르면 소인이다.

라는 생각이 팽배한 시대,

내 가족과 나만 무사하면 세상이 다 불타버려도

아무렇지도 않을 것이라는 생각들 때문에

여기저기 이곳저곳 세상이 난리가 아니다.

 

그 이기주의와 개인주의가 사라지고

대동의 정신, 모든 사람들이 더불어 사는 세상이 와야 하는데,

그 세상이 올 날은 요원하기만 하고,

그러다보니 사랑이라는 말도 사치가 되어버린 시대가

작금의 이 시대다.

이때에 19세가 독일철학자인 슈티르너의 말을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지 않을까?

 

모든 것이 나의 관심사가 아닌 것이 있는가!

무엇보다도 먼저 선한 것, 그리고 신의 것, 인류의 것,

진리, 자유, 정의라는 것, 다음으로 나의 국민,

나의 군주, 나의 조국이라는 것, 그리고 마지막으로

정신이라는 것까지 포함하여 무수한 것이 나의 관심사다.

그러나 나의것만이 결코, ‘나의 관심사가 아니다.

그 자신의 일만을 생각하는 에고이스트여, 부끄러워하라.”

 

누가 윽박질러서 부끄러워해야 하고,

날 잡아서 회개하고 반성하고,

그 다음 순간 다시 에고이스트가 되어서

이기주의가 되는 이 시대의 변증법,

삶이 그래서 자꾸 흐릿한 안개 속 같이 모호해지고,

걷는 발걸음도 확실치 않고 정처가 없을 때가 있다.

어디로 어떻게 걸어가야 할 것인가?

 

2018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