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우리땅 걷기 /신정일 대표님 자료 모음

그새 그리운 창녕의 용선대

산중산담 2012. 9. 9. 20:53

그새 그리운 창녕의 용선대

 

매달 몇 차례 씩 집을 비운다.

그 나날이 며칠인지 셀 수도 없다.

그렇게 다니기 시작한 것이 여름 시인 캠프였고,

다시 여름문화마당으로 이름이 바꾸었다가

지금은 여름 걷기 학교, 또는 여름 국토 편력이라는 이름으로 떠난다.

날이 더우면 어떻고 비가 또 오면 어떠랴

사시사철 두려워하지 않고 떠날 수 있도록 부추겨주었던 사람이 바로

매월당 김시습이다.

 

평생을 아웃사이더로 이 땅을 주유周遊했던 매월당이 남효온에게 편지 한 장을 보냈다

 

“어제는 지팡이와 짚신으로 천석 위에서 종일토록 반환盤桓하면서 놀다가 맑은 시내에서 서로 보나니, 우리의 흥취는 다하지 아니하였는데, 이별이 심히 빨랐으니 어찌 늘 앙앙怏怏 만족치 못합니까. 작별한 후로 수 일이 지났으나 같이 담화할 사람도 없고, 맑은 시내와 명산名山에서 글과 술로써 모이지도 못하였으니, 이른바 사흘 동안만 도덕을 말하지 않으면 혀가 굳어진다는 것이 나를 두고 이름입니다. 그러나 두어 봉우리 푸른 산과 한 조각 흰 구름은 청하지 아니한 벗이 되고 말없는 반려가 되어 옛날과 같이 서로 대하고 있으니 이것이 십년이나 마음을 알고 지내는 자입니다.”

 

거제도에서 창녕과 낙동강에 이르는 구간을 사흘간 걸으며

우리들은 그 자연과 길에서 얼마나 많은 추억들을 쌓고

마음의 문을 열어 놓을지,

벌써부터 거제도의 푸른 바다와 관룡사 용선대의 부처님,

그리고 영산의 만년교와 개비리길이 그립다.

 

바람이 비가, 그리고 서늘함이 같이하는 걷기학교가 되길

두 손 모아 비옵니다.

 

임진년 팔월 초아흐레

 

매달 몇 차례 씩 집을 비운다.

그 나날이 며칠인지 셀 수도 없다.

그렇게 다니기 시작한 것이 여름 시인 캠프였고,

다시 여름문화마당으로 이름이 바꾸었다가

지금은 여름 걷기 학교, 또는 여름 국토 편력이라는 이름으로 떠난다.

날이 더우면 어떻고 비가 또 오면 어떠랴

사시사철 두려워하지 않고 떠날 수 있도록 부추겨주었던 사람이 바로

매월당 김시습이다.

 

평생을 아웃사이더로 이 땅을 주유周遊했던 매월당이 남효온에게 편지 한 장을 보냈다

 

“어제는 지팡이와 짚신으로 천석 위에서 종일토록 반환盤桓하면서 놀다가 맑은 시내에서 서로 보나니, 우리의 흥취는 다하지 아니하였는데, 이별이 심히 빨랐으니 어찌 늘 앙앙怏怏 만족치 못합니까. 작별한 후로 수 일이 지났으나 같이 담화할 사람도 없고, 맑은 시내와 명산名山에서 글과 술로써 모이지도 못하였으니, 이른바 사흘 동안만 도덕을 말하지 않으면 혀가 굳어진다는 것이 나를 두고 이름입니다. 그러나 두어 봉우리 푸른 산과 한 조각 흰 구름은 청하지 아니한 벗이 되고 말없는 반려가 되어 옛날과 같이 서로 대하고 있으니 이것이 십년이나 마음을 알고 지내는 자입니다.”

 

거제도에서 창녕과 낙동강에 이르는 구간을 사흘간 걸으며

우리들은 그 자연과 길에서 얼마나 많은 추억들을 쌓고

마음의 문을 열어 놓을지,

벌써부터 거제도의 푸른 바다와 관룡사 용선대의 부처님,

그리고 영산의 만년교와 개비리길이 그립다.

 

바람이 비가, 그리고 서늘함이 같이하는 걷기학교가 되길

두 손 모아 비옵니다.

 

임진년 팔월 초아흐레